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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참사 열흘 만에 놓인 영정…“다음 생에는 화재·가난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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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영정과 위패를 모시며,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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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내 새끼. 나만 두고 가면 어떡하니. 아이고, 너만 혼자 가면…”



4일 오후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화재 사고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화성시청 분향소에 고인의 영정과 위패가 놓였다. 사고 발생 열흘 만이다.



아리셀 화재 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와 아리셀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임시 거처가 마련된 화성시청사 인근 모두누림센터에서 분향소까지 위패와 영정을 모시고, 행진했다. 화성시청 추모분향소 제단에 희생자 15명의 영정과 20명의 위패를 순서대로 안치되고, 묵념과 헌화, 천주교·기독교·불교 3대 종단의 추모 기도가 이어지면서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내 자식 살려내라”, “불쌍해서 어떡하니”,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보고 싶다” 등의 말을 쏟아내며 대성통곡했다.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여기 모인 누구도 돈을 벌러 일 나갔다가 목숨을 잃을 줄 몰랐다”면서 “다음 생에는 고통, 화재, 가난 없는 세상에서 태어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염원했다.



한겨레

4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희생자의 영정을 어루만지며 슬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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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협의회는 5일 오후 화성시청에서 아리셀 임원단과 만나 장례절차와 보상 등 수습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과 회사 쪽이 만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화재 발생 나흘 만인 지난달 27일 유족에게 사과하겠다며 임시 거처를 찾아갔으나, 일부 유족이 항의하면서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한편, 합동분향소 장소와 추모제 공간 등을 두고 화성시와 유가족협의회·대책위와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화성시가 청사 안전관리 등을 이유로 청사 내 추모제 개최를 불허한데 이어 이날 영정과 위패 안치를 놓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시는 행정업무 차질 등을 고려해 청사 외부에 별도의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그곳에 영정과 위패를 모셔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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