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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한동훈 "정부 성공·정권 재창출이 대통령과 나의 공동목표" [여당 당권주자 인터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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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후보는 2일 “총선 이후에도 국민의힘을 향한 심판 민심이 계속되고 있다”며 “6개월 내지 1년 안에 확실한 반전과 우상향(右上向)을 이뤄내지 못하면, 저희 지지층조차 기대를 끊으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층이 원하시는 건 우리만 똘똘 뭉치라는 게 아니라,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에서 승리하라는 것”이라며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 후보는 “과거 여소야대 시절 여당이 늘 밀리기만 한 건 아니다”라며 “상대가 거칠더라도 밀리지 않아야 하는 게 유능한 정당”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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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는 당 안팎의 이른바 ‘윤·한 갈등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서로를 굉장히 잘 아는 사이고, 이 정부를 성공시키고 정권 재창출을 하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걸 위해 가장 열심히 협력하고 노력할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경쟁 후보의 ‘배신의 정치’ 공세에 대해선 “팩트(fact·사실)에 관한 비판이 아니라 비난 내지 인신공격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저도 그분들의 과거 행적을 하나하나 지적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고 가급적 제가 참으려 한다”며“우리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않으냐”라고 반문했다. 한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Q : 언제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나.

A : “처음엔 안 나갈 생각이었다. 총선 이후 한두 달 지나고 보니 당이 심판 민심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기가 계속되는 걸 보면서 고민을 했다. 당의 변화가 굉장히 필요하고, 제가 도움된다는 게 결론이었다.”

Q : 당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가.

A : “우리는 보수 우파 정당이다. 시장경제, 규제 철폐, 안보 같은 기본 철학은 당연히 가져간다. 그러면서 대선 승리를 가져온 과거의 유권자 연합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Q : 중도로 확장하겠다는 건가

A : “중도는 이슈마다 이념 스펙트럼 중 가운데를 찍는 게 아니다. 어떤 사안에서는 오른쪽을, 다른 사안에선 왼쪽을 선택하는 식으로 판단이 달라지는 ‘스윙 보터(swing voter)’가 중도다. 결국 우리는 사안 별로 유연하게 ‘정답’을 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지난 2년 사이 대폭 줄었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수는 1639만 4815표(득표율 48.6%)였고,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역구 득표수 총합은 1317만 9769표(득표율 45.1%)였다. 단순 수치로는 집권 2년 동안 지지층 322만 명이 떠난 것이다. 한 후보는 “300만명은 승패를 좌우하기에 충분한 숫자”라고 말했다.

Q : 총선에서 참패했다.

A : “45%의 국민이 애국심으로 우리를 찍어주셨다. 대단히 감동했다. 보이는 것보다 상황은 더 나빴다. 200석 저지선이 거의 무너지는 상황이라, 막판엔 ‘이재명·조국 심판론’ 같이 지키는 선거운동을 했다. 외연을 확장하지 않으면 그 45%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대치일 것이다.”

Q : 어떻게 해야 하나.

A : “우리가 변한다는 걸 보여드려야 한다. 저쪽을 향해 ‘너희는 범죄자야’ 이런 말만 해서는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강(自強)이다. 스스로 매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냥 가드(guard)만 올리고 좀 맞다 보면 저쪽이 지친다? 그런 일은 없다. 뭔가 수를 내야 한다.”

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보수 진영 일각에서 자신을 ‘친중·좌파’라고 비난하는 데 대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사람은 행동으로 보여준다. 저는 외국인 영주권자들에게 쉽게 주는 투표권을 상호주의로 제한하자고 강력히 주장했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와 비슷한 시기에 싱하이밍 중국 대사에게 초대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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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경쟁 후보는 그걸 ‘분열’이라고 비판하는 듯싶다.

A : “많은 당원과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이 당을 바뀌어야 한다고 뜻을 모은다. 저는 그 뜻을 따르려는 거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결국은 당정 관계도 그렇고, ‘이대로 가자’는 입장에 가깝다.”

Q : 당 대표가 되면 당정 관계가 많이 달라질까

A : “당정 관계가 정치의 최종 목표인가? 아니다.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가장 효율적인 건 많은 사람이 좋은 의견을 내고 토론해서 정답을 도출하는 것이다. ‘수평적 당정 관계’를 강조하는 건 그게 가장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다.”

Q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승민 전 의원처럼 거리감이 생기진 않겠나.

A : “그렇지 않을 거다.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지켜봐 달라. 대통령과 나의 관계는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사안에 따라 일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걸 서로 인정하는 관계가 될 것이다.”

Q : 윤석열 대통령과 좋은 정치를 효율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나.

A : “당연하다. 대통령과 저는 서로를 굉장히 잘 아는 사이 아닌가.”

한 위원장과 인터뷰를 하기 3시간 전 국회에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사 검사를 포함한 검사 4명의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보고됐다. 자연스레 대화 주제는 여야 관계로 이어졌다.

Q : 검사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

A : “헌법과 사법시스템을 무너뜨리는 탄핵안이다. 이재명 전 대표의 수사를 저지하고, 목전까지 차오른 사법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그만큼 갈 데까지 간 상황이라는 방증이다. 저희도 위기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더 심각하다. 해법이 없다.”

Q : 이제 겨우 1심 재판 중이다. 최종 선고 전에 대선이 열리지 않겠나.

A :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10~11월이 되면 사법리스크가 하나둘 결실이 나온다. 공직선거법, 그리고 위증교사 혐의 재판 결과가 나온다. 전체 혐의 중엔 일부지만, 하나라도 유죄가 나오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한 내용이다. 사법리스크라는 건 다들 그러려니 해도 막상 현실화되면 ‘현타’가 온다. 많은 변화가 있을 거다.”

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이른바 ‘한동훈 팬덤’에 대해 “저는 응원과 격려의 대상이기에 앞서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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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거대 야당과 맞서는데 원외 당 대표의 한계는 없을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원내와 원외의 차이는 피케팅을 (국회) 안에서 하느냐 밖에서 하느냐 차이밖에 없다. 그런 구분 자체가 대단히 안이하다. 다 같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결국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191석 야권과 싸울 수 있다.”

Q : 당 대표가 다음 대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9월에 사퇴해야 한다. 어떻게 할 건가.

A : “지금은 상황을 타개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1년 뒤, 3년 뒤를 어떻게 알겠나. 대한민국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일 뿐, 제가 뭘 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이재명 전 대표가 저런 식으로 나오니, 우리 지지층은 그를 이길 대선 후보를 간절히 원하신다. 그런 후보가 저라면 제가 나가고, 다른 분이라면 그분이 나가야 한다. 누구도 그 요구는 거부하면 안 된다.”

오현석·김기정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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