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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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신이 이끄는 집권 정당 ‘이탈리아 형제들(FdI)’ 소속 청년 당원들의 파시즘 행태를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나치식 경례와 같은 행태를 금하는 등 극우의 사상 기반인 ‘파시즘(권위적 전체주의)’과 명백하게 선을 긋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그는 2일 FdI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일부 청년 당원들의 부적절한 행태로 당의 명성이 훼손된 것에 분노와 슬픔을 느낀다”며 “이탈리아 우파는 이미 오래전에 파시즘과 결별했다”고 했다. 또 “FdI엔 20세기 전체주의 정권(파시즘)에 대한 향수가 들어설 여지가 없다”며 “시계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자들은 출당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앞서 이탈리아 매체 ‘팬페이지’는 지난달 13일 ‘멜로니의 젊은이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엔 FdI의 청년 당원들이 “나는 파시스트다”라고 고백하고, 과거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지도자였던 베니토 무솔리니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지크 하일(Sieg Heil·승리 만세)’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 행사엔 총리의 언니인 아리아나 멜로니와 FdI의 핵심 인사들도 함께 자리한 것으로 확인돼 큰 파문을 빚었다.
한동안 침묵했던 멜로니 총리는 지난달 28일 첫 입장을 밝혔으나, 청년 당원의 행태를 비판하기보다 언론의 잠입 취재를 문제 삼아 논란만 키웠다. 이로 인해 야당에선 거센 비난을 쏟아냈고, 유럽 내에서도 “멜로니는 역시 극우”라는 말이 다시 나왔다. 이에 멜로니가 ‘파시즘과의 결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멜로니는 청년 시절 파시즘 정당인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서 활동했고, 국가 우선주의와 반(反)이민, 반유럽연합(EU) 노선을 견지해 한때 ‘극우’란 비판을 받았지만, 지난 2022년 총리로 집권한 이후엔 친EU로 돌아서고, 이념보다 실용을 강조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보수’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유럽 매체들은 “멜로니가 정치적 위기 확대를 막기 위해 황급히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조기 총선 2차(결선) 투표를 5일 앞둔 프랑스에서는 좌파연합 신인민전선(NFP)과 범여권 중도연합 앙상블 간의 ‘반(反)극우 후보 단일화’가 총 200개 이상의 선거구에서 이뤄졌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대승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다.
일간 르몽드는 “NFP와 앙상블이 잇따라 후보를 단일화하면서, 280여 개 선거구 중 70%가량에서 RN과 반극우 연합이 1대1로 대결을 벌이게 됐다”며 “이들 선거구에서 RN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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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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