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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美 민주 내 ‘후보 사퇴’ 첫 공개 요구… 바이든은 또 ‘자책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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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교체론 확산

15선 의원 성명 이어 25명도 준비

트럼프에 지지율도 6%P차 뒤져

“TV토론 때 피곤해서 잠들 뻔”

바이든, 건강 논란에 기름 부어

‘잠룡’ 미셸 오바마 대안 재부상

여론조사 트럼프에 11%P 앞서

오바마측선 “대선 출마 안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후보 교체론’이 민주당 내에서 거세게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현직으로는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고, 전·현직 의원과 민주당 기부자 등의 사퇴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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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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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측은 그간 후보 교체 요구가 민주당 내부가 아닌 언론을 포함한 외부를 중심으로 제기됐고, 민주당 인사 가운데서도 전직 인사가 후보 교체 주장을 해왔다는 점을 들어 방어해왔으나 점점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TV토론 이후 차례로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민주당 하원의원 25명은 앞으로 며칠간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후보 사퇴를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미 하원 민주당의 한 보좌관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이들이 후보 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며 이번 주 예정된 ABC방송 인터뷰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깃 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든 도깃 의원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유권자들을 안심시키지 못했고, 그의 많은 업적을 효과적으로 변호하고 트럼프의 많은 거짓말을 들춰내는 데 실패했다”며 “나는 그가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사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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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든 존슨처럼 사퇴 요구도

도깃 의원은 36대 대통령(1963년 11월∼1969년 1월 재임)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했다.

존 F 케네디 행정부 부통령이었던 존슨 전 대통령은 1963년 11월 케네디 암살 뒤 첫 대통령직을 승계했고, 1964년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1968년 재선 도전을 선언했으나 베트남전을 둘러싼 논쟁 격화 속에 당내 다른 유력주자가 부상하자 후보직에서 중도 사퇴했다.

도깃 의원은 “존슨은 재선 도전 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며 “바이든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CNN은 익명 보도를 전제로 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기부자,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 등 20여명을 취재한 결과, 이들 중 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판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결정을 이번 주에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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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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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보수 성향의 대표적 중도파 인사인 조 맨친 상원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들이 만류해 발표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부진 이후 민주당 단결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재러드 골든 하원의원은 이날 지역구의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은 몇 달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것이라 생각해왔다고 밝혔으며, 마리 글루센캄프 페레스 하원의원은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자책골’을 기록했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TV토론을 앞두고 외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나는 TV토론을 바로 앞두고 두어 차례 (출장차) 세계를 다니는 결정을 했다”며 “나는 (토론 때) 무대에서 거의 잠이 들 뻔했다”고 밝혔는데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논란을 더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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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격차 확대… 경합주도 고전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부각시키며 후보 교체론을 불러온 6월27일 TV토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커지며 여론도 악화하는 중이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28~30일, 유권자 1274명 대상)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자 대결 시 바이든 대통령은 43%를 얻어 49%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6%포인트 격차를 나타내 오차범위(±3.5%)를 웃돌았다.

민주당 및 민주당에 우호적인 응답자의 56%가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 이외 후보를 내세울 경우 대선 승리 가능성이 더 높다고 응답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 박빙 구도를 나타냈고, 또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는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대결은 42%대 4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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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상점의 한 신문 진열대에 미국 대선 TV 토론 기사를 다룬 영국 신문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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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슈퍼팩(Super PAC·미국의 정치자금 기부단체)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됐는데, TV토론 이후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인터넷매체 ‘퍽’(Puck)은 민주당 슈퍼팩 ‘퓨처 포워드’의 여론조사 기관인 오픈랩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지지율 격차가 경합주 전체적으로 2%포인트가량 더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미셸 오바마 대안으로 또 거론

로이터통신과 입소스 여론조사(1∼2일, 1070명 대상)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꺾는 것으로 나타나며 ‘잠룡’으로서의 입지가 또다시 확인됐다. 오바마 여사는 여론조사에서 50%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39%)을 11%포인트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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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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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 여사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TV토론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버지니아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언급하며 “미셸 오바마도 거론하는데 그녀 역시 여론조사가 끔찍하다”고 말한 바 있다.

오바마 여사가 계속해서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2020년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꾸준히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여사 사무실은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이 수년간 여러 차례 밝혔듯이 그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낙마 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금 행사 후 인터뷰에서 후보 교체론과 관련해 “조 바이든이 우리의 후보”라며 “우리는 트럼프를 한 번 이겼고, 그를 다시 이길 것”이라고 방어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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