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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상시근로자 4.9명은 5명 미만일까 이상일까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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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진 노무사ㆍ김다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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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근로자 수를 계산하는 건 꽤 복잡하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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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근로자의 숫자는 매우 중요하다. 이 숫자에 따라서 적용하는 근로기준법이 달라져서다. 다만, 근로자의 숫자를 헤아리는 게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4.9명이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이 될 수도, 5명 미만이 될 수도 있다. 류호진 노무사(노무법인 정)의 질의응답 세번째 편에서 상시근로자의 기준을 알아봤다.

질문 : 우리 식당은 주중에 5명이 일합니다. 이렇게 보면 5인 이상 사업장이지만, 주말엔 또 4명만 근무합니다. 4명으로 봐야 할지, 5명으로 봐야 할지, 알쏭달쏭합니다. 우리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는 몇 명인가요.

응답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식당은 5인 이상 사업장입니다.

상시근로자. 법적으론 '사업장에 상시 고용됐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로자'를 의미합니다. 이 상시근로자의 숫자가 경영진이나 회사 입장에선 상당히 중요합니다. 숫자가 몇명이냐에 따라서 각종 근로 관련법을 적용하는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근로기준법은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 사업장'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부당 해고 구제 신청, 근로시간 제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 등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노동권 보호 법안이 나와도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근로기준법뿐만이 아닙니다. 상시근로자 숫자를 기준으로 적용이 달라지는 법은 적지 않습니다. 가령, 상시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장은 노사협의회를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취업규칙은 1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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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상시근로자 숫자는 어떻게 계산하는 걸까요. 언뜻 간단할 듯합니다.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의 숫자만 세면 그만일 테니까요. 그런데 의외로 복잡합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똑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고용 형태는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법은 상시근로자로 치지 않는 고용 형태를 따로 정해뒀습니다. 파견 근로자가 대표적입니다. 최대주주나 사업자 대표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상시근로자 수를 계산하는 수식도 있습니다. 법이 설명하는 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 '가동일수'로 나눈 수치."

자, 여기서 문제는 '연인원'과 '가동일수'입니다. 근로기준법을 들여다보지 않은 많은 독자에겐 낯선 용어이기 때문이죠. 다만 이해하기 어렵진 않습니다.

연인원은 사업장의 근무일수에 사람 수를 곱하면 됩니다. 가동일수는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근무한 일수를 뜻하죠. 시점은 일반적으로 '법 적용 사유 발생일' 1개월 전을 기준으로 합니다.

휴업수당을 지급하거나 근로자를 해고하는 등 상시근로자 수를 판단해야 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이전 1개월이 기준이라는 거죠.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직원이 15명인 회사가 있습니다. 하루에 10명씩 출근하고, 나머진 돌아가면서 쉬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사업장이 3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습니다. 그럼 가동일수는 30일, 연인원은 300명(근로 인원 10명X30일)이 됩니다. 직원이 15명이라고 하더라도 상시근로자는 300명(연인원)에서 30일(가동일수)을 나눈 10명이 되는 거죠

다만 이 셈법에도 '변수'는 있습니다. 정확하게 나눠 떨어지지 않는 경우일 때입니다. 질문에서 등장한 식당이 바로 그런 사례인데요. 연인원은 주중 111명(5명X22일)과 주말 32명(4명X8일)을 합쳐 142명, 가동일수는 30일입니다. 식당의 상시근로자 수는 4.73명(142÷30)입니다.

사업주 입장에선 소수점 이하부터 반올림해야 할지 헷갈릴 수 있지만 법은 명확합니다. 4.9명이 나오더라도 일단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근로자 수 5인 미만으로 일한 일수가 전체 근로일수의 50%를 넘지 않는다면, 그 사업장은 다시 5인 이상 사업장으로 간주합니다. 주말이나 휴일에 소수 근로자를 출근시켜 상시근로자 수 평균치를 낮추는 편법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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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근로자 수 산식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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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가령, 상시근로자 수가 5.2인과 같은 값이 나왔을 때입니다. 무조건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취급받는 게 아닙니다. 5인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한 일수가 전체 영업일 중 절반 이상이라면, 5인 이상 사업장으로 봅니다.반대로 영업일 중 절반이 넘지 않는다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여기는 식입니다.

이렇듯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한다고 모두 상시근로자라는 건 아닙니다. 상시근로자 수는 근로기준법 적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대로 따지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경영진일수록 계산 방법과 예외사항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겁니다. 우리 회사 사업장 규모가 궁금한 직원들도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역시 노동자 권리의 한 범주이니까요.

류호진 노무사 | 더스쿠프

rhj0984@daum.net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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