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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사업 팔고, 인원 줄이고…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 불황 속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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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러스트= 챗GPT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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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신장비 회사들이 사업 매각, 인력 조정 등으로 불황 속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세계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6G(6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열리기까지 4~5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해저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ASN을 프랑스 정부에 3억5000만유로(약 5200억원)를 받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노키아는 “네트워크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그룹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지난 2016년 ASN을 인수했으나, 최근 실적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노키아의 매출은 46억7000만유로(약 6조868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화웨이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자회사 아너의 사업 매각을 위한 거래를 마무리했다. 조만간 최종 매각 금액이 책정돼 화웨이에 지급될 예정이다. 최종 매각 금액은 152억달러(약 21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화웨이는 2020년부터 아너의 지분을 중국 기업 ‘선전 즈신 신정보기술’에 순차적으로 넘겼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아너를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에릭슨은 지난해 3월 미국 기업 에어리스(Aeris)에 사물인터넷(IoT) 사업부를 매각했다. 에릭슨은 드론, 자율주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0년 IoT 사업에 진출했다. 에릭슨은 전 세계 9500만개 이상의 기기 회선을 확보했지만, IoT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으면서, 매년 2400만달러(약 332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사업 축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달 인력 조정을 통해 국내 직원 총 4000명 중 700명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3조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는 지난해 미국, 일본, 쿠웨이트, 태국, 한국 등 주요 국가의 5G 구축률이 90%를 넘겼다고 집계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델오로는 올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 규모는 2970억달러(약 406조원)로 추산된다.

업계는 6G 상용화가 빨라도 2028~2029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주파수를 할당 받고, 본격적으로 망을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송영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CT전략연구소 미래전략연구실장은 “글로벌 통신장비 회사들이 시장 정체에 따라 구조조정과 함께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6G 시대에는 저궤도 위성 등 투자가 많이 필요해 미리 재원을 비축해 두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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