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상반기 극장가 결산
‘파묘’·‘범죄도시4’ 나란히 흥행
나머지 작품들은 200만 못 넘어
‘허리 영화’ 전무하며 양극화 심화
할리우드 대작도 부진 면치 못해
다큐 ‘건국전쟁’ 100만 넘겨 눈길
◆1000만 영화로 희망 쏘아 올리다
상반기 극장가는 한국영화가 이끌었다. 2월 22일 개봉한 ‘파묘’는 관객 1191만명을 기록하며 올해 첫 천만 영화로 등극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파묘는 4일 만에 200만명, 10일차에 500만명을 넘어서며 무서운 기세로 관객을 모았고, 개봉 32일째에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파묘’는 34일 연속 전체 박스오피스 1위, 총 47일간 전체 박스 오피스 1위의 기록도 갖고 있다. ‘파묘’는 무속과 풍수에 역사 문제를 결합해 관객에게 소구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이 땅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메시지를 대중적으로 쉽게 풀어내 호응을 얻었다.
‘파묘’가 ‘깜짝 천만’ 영화였다면 ‘범죄도시4’는 예정된 천만 영화였다. ‘범죄도시4’는 개봉 22일째에 관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범죄도시’는 한국 시리즈 영화 최초로 세 편이 천만을 넘는 기록을 썼다. 누적 관객도 처음으로 40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영화는 현실의 답답함을 ‘마동석의 핵주먹’으로 때려눕히는 통쾌함과 대리만족으로 인기를 얻었다. 다만 좌석 100개 중 86개를 이 영화가 가져가면서 ‘스크린 싹쓸이’ 논란이 일었다. 앞으로 8편까지 기획된 상황에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자기복제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됐다.
두 영화의 선전 덕분에 한국영화는 월별 기록을 새로 썼다. ‘파묘’의 흥행으로 3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역대 3월 최고, 관객수는 역대 2위를 기록했다. 4월에는 ‘범죄도시4’의 인기몰이로 한국영화 매출액과 관객수가 역대 4월 최고를 기록했다.
◆양극화 심화는 그림자
상반기에 천만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지만 한국영화계는 웃지 못했다. 두 작품을 제외하면 관객 200만명을 넘긴 영화가 아예 없었다.
한국영화 중 관객수 3위는 1월24일 개봉한 시민덕희(171만명)다. 2위 ‘범죄도시4’와 1000만명 가까이 차이 난다. 이 외 눈에 띄는 작품은 5월15일 개봉한 ‘그녀가 죽었다’(123만명), 댓글부대(97만명) 정도다. 6월21일 개봉한 ‘하이재킹’이 지난달 30일 기준 108만명을 기록하며 여름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300억원이 훨씬 넘는 제작비를 들인 대작 ‘외계+인 2부’는 143만명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2∼4년 전 제작된 ‘설계자’와 ‘원더랜드’는 비평과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유튜브와 경쟁해야 하는 달라진 환경에서 영화계의 고민이 깊어진 시기였다.
올 상반기에는 이승만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이 관객 117만명을 모으는 이례적 현상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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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 쓴 할리우드 대작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면 극장을 찾지 않는 흐름은 할리우드 대작도 피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인사이드 아웃2’가 지난달 30일 기준 563만명을 기록하며 1편(497만명) 관객을 뛰어넘어 흥행 중이다.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한 두 작품도 일정 수준의 호응을 얻었다. 1월31일 개봉한 ‘웡카’가 353만명, 2월28일 관객을 찾은 ‘듄: 파트2’가 200만명을 모았다. ‘쿵푸팬더4’는 177만명에 그쳐 1편(467만명), 2편(506만명), 3편(398만명)에 못 미쳤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지난달 30일 기준 159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올 4~5월 마블 영화 개봉이 없었고, 다른 외국영화도 과거처럼 흥행하지 못하면서, 5월 한국영화 매출액 점유율(64.2%)과 관객 수 점유율(64.9%)은 역대 5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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