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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벌써 5천대 계약, 분위기 참 좋았는데”…쏘렌토 킬러, ‘남혐 탈출’ 성공할까 [카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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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재도약 기대주
첫날 3000대 계약, 성공 예감
남혐 날벼락, 위기탈출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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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렌토와 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기아, 르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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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었다”

르노코리아는 4년 만에 내놓는 신차 ‘그랑 콜레오스’에 사활을 걸었다. 침체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르노코리아의 존재감을 다시 살려줄 기대주로 여겼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 국내 판매대수는 2년 전인 2022년에는 5만262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만2048대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1~6월) 판매대수는 1만1213대로 전년동기의 1만2270대보다 8.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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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부산모빌리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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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가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재도약 발판까지 마련해 줄 것으로 확신했다.

르노는 프로젝트 코드명 ‘오로라1’으로 불린 그랑 콜레오스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4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출시를 앞두고 영업조직도 재정비했다. 새로운 세일즈 어드바이저를 대규모로 모집했다. 확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투자다.

그랑 콜레오스는 처음 공개되자마자 기대에 부응했다. 르노코리아를 살려줄 확실한 기대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주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처음 공개된 뒤 호평이 쏟아졌다. 중형 SUV 시장을 장악한 기아 쏘렌토, 현대차 싼타페와 당당히 겨룰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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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르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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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계약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28일 당일에만 3000여대, 30일까지 5000여대가 사전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같은 자동차 시장 불황기에는 현대차·기아에서나 볼 수 있는 실적이다.

날벼락이 떨어졌다. 부산모빌리티쇼를 발판 삼아 그랑 콜레오스가 돌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자마자 예기치 않은 ‘남성혐오(남혐)’ 사태가 터졌다.

지난달 28일 르노코리아 공식 사내 홍보 유튜브 채널 ‘르노인사이드’에서 여성 직원의 손가락 모양이 논란을 일으켰다.

엄지와 검지로 ‘ㄷ’ 모양을 만드는 손가락 제스처이다. 원래 크기가 작거나 양이 적다는 ‘요만큼’ 의미로 사용된 제스처이지만 남혐 의미로 변질됐다.

르노코리아는 문제가 발생하자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고 조사위원회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해당 직원의 직무수행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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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혐 논란 장면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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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른 조치에도 혐오 논란은 29~3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더 빠르게 확산됐다.

소비자와 직접 상대하는 현장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르노 인사이드에 올라온 사과문에는 자신을 영업사원이라고 밝히며 계약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는 댓글들이 계속 올라왔다.

자동차업계는 사전계약 취소도 문제지만 분위기 역전과 이미지 훼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신차가 성공하려면 살얼음 같은 위기의 순간들을 계속 극복해 나가야 한다.

초반 분위기부터 중요하다. 신차 개발 소식과 예상 디자인 공개 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신차를 공개한 이후에도 대규모 홍보·마케팅과 시승행사 등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신차의 고질병처럼 된 결함 논란에도 발 빠르고 확실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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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르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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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는 좋은 분위기에 힘입어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자마자 수렁에 한발이 빠진 셈이 됐다. ‘남혐’이라는 꼬리표도 계속 따라 붙으면서 홍보·마케팅에 차질을 줄 가능성이 있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는 출시 초반 분위기가 좋더라도 실제 계약이나 구매가 진행되면서 호평이 혹평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악재를 만나기도 한다”면서도 “혹평이 호평으로 바뀌는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는 “르노코리아는 난데없는 남혐 논란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겠지만 지금 당장은 분위기 전환과 이미지 회복에 홍보·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쉽지는 않지만 다시한번 목숨을 걸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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