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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이슈 로봇이 온다

“우리딸은 로봇 설치기사, 아들은 전기차 조립원”...7년만에 바뀐 ‘공식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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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표준직업분류 8차 개정

AI·데이터 관련업 새롭게 등재
고령화로 늘어난 돌봄인력 반영
반려인 증가에 동물보건사 추가

개정 주기 7년 이상 “단축 필요”


매일경제

대구국계기계산업대전 출품된 산업용 로봇.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로봇설치기사와 정비원, 데이터 시스템 전문가,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 확산으로 새로운 직업들이 국내 표준직업군에 들어가며 일자리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통계청은 8차 한국표준직업분류 개정을 고시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내년부터 첨단산업 관련 일부 직종이 국가가 정하는 ‘표준 직업’에 새롭게 들어간다. 한국표준직업분류는 국제노동기구(ILO) 국제표준직업분류를 기준으로 한 직업 기준이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직업 관련 통계에 대상으로 들어가고, 직업분류를 인용하는 약 20여종의 법령의 적용도 받게 된다.

한국표준직업분류는 국내 노동시장의 고용 구조 변화를 반영해 개정한다. 새로 생겨나는 직업과 숫자가 증가하는 직업이 무엇인지, 사라지는 직업은 어떤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따지는 작업을 거친다.

이번 개정의 키워드는 AI다. 4차 산업의 발달로 AI 기술이 급부상하면서 데이터 분석·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로봇설치 및 정비원과 데이터 시스템 전문가,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가 직업 항목에 신설됐다. 시장 분석 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올해 3조662억원에서 2027년 4조4636억원으로 50%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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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사진 = 연합뉴스]


포스트 코로나와 저출생 고령화도 직업군의 변화를 몰고 왔다. 직업상 보건과 복지의 영역을 분리할 필요성이 커지고 돌봄 인력이 많아지면서 직업 분류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을 보건 전문가 및 관련직(의사, 수의사, 간호사 등), 사회복지·종교 전문가 및 관련직(보육교사 등)으로 세분했다. 돌봄·보건 및 개인 생활 서비스직은 돌봄 및 보건 서비스직(아동돌봄 종사자,요양보호사·간병인 등)과 개인 생활 서비스직(미용 관련 서비스 종사자 등)으로 나눴다.

반려동물 양육자가 늘어난 결과 동물보건사도 직업 항목에 새롭게 포함됐다. 반려동물 관련 업체 수는 2018년 1만3491개소에서 2022년 2만2076개소로 4년 만에 1만개 가까이 불어났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 관련 관리자, 전기자동차 조립원, 늘찬배달원(퀵서비스 배달원) 항목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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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차 개정 때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기술이 성장하는 변화를 반영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 산업 특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등 직업을 신규 등재했다.

6차 개정 시기는 2007년이었는데,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여성 비율이 70%를 넘는 웨딩플래너 항목을 신설했다. 6차 개정 당시엔 물류산업 발전을 반영해 택배원을 직업으로 등재했으며 프로게이머와 헤드헌터도 추가했다

이번 개정은 7차 개정 이후 7년 만에 진행됐는데 산업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점을 감안해 개정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표준직업분류 개정 주기는 1차와 2차 사이(4년), 2차와 3차의 간격(4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모두 7년 이상이었다.

2017년 7차 개정 때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기술이 성장하는 변화를 반영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 ‘산업 특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등 직업을 신규 등재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AI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고 직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현 주기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7년에서 5년 정도로 주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은 이날 1차 개정 한국표준건강분류도 고시했다. 한글 표기 등을 정비하고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용어집을 시의성 있게 반영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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