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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美 항공엔진 생태계 성공적 ‘안착’… 독자 엔진 개발 ‘부푼 꿈’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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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美사업장 르포

2019년 美업체 ‘이닥’ 인수 출범

체셔·뉴잉턴 2곳이 핵심 사업장

글로벌 톱티어 수준 기술력 갖춰

엔진 부품 매출액 20% 이상 성장

창원공장 한국판 ‘항공 앨리’ 기대

엔진 제조 ‘밸류체인’ 구축 최적지

“현재 세계에서 운항 중인 거의 모든 민항기의 엔진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에서 만든 부품이 들어가 있습니다.”

세계일보

미국 코네티컷주 HAU 체셔 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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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HAU 체셔 사업장에서 네이트 미나미 HAU 사업장장(長)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공군기지에서 F-35 전투기를 정비할 때 사용하는 공구도 이곳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민수와 군수 항공 엔진 부품을 모두 생산하는 HAU의 특성을 설명했다.

이날 HAU 체셔·뉴잉턴 사업장에선 HAU 설립 5주년을 맞아 항공엔진사업의 현황과 미래를 분석하는 ‘퓨처 엔진 데이’ 행사가 열렸다.

세계일보

뉴잉턴 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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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셔 사업장은 케이스 등 항공 엔진에 고정된 부품을, 뉴잉턴 사업장은 디스크·블레이드 등 엔진에서 회전하는 부품을 생산하는 HAU의 핵심 사업장이다.

HAU는 78년간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한 항공엔진부품 업체 이닥(EDAC)을 2019년 9월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45년간 생산 경험으로 기술력을 내재화한 한국 경남 창원 사업장, 원가 경쟁력을 높인 베트남 하노이 사업장과 함께 글로벌 엔진 부품 사업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HAU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2521억원 매출을 올리면서 코네티컷주 항공 엔진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법인이 출범한 2019년 2100억원 대비 약 20%가 성장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HAU의 안정화에 힘입어 2032년까지 연간 매출 2조9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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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업체론 유일하게 글로벌 톱티어(일류) 수준의 항공 엔진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불린다. 2015년 코네티컷주에 있는 세계 3대 엔진 완제품 업체이자 HAU 최대 고객인 프랫앤휘트니(P&W)와 엔진 국제공동개발(RSP) 계약을 체결하면서 장기부품공급(LTA) 회사를 넘어 독일 MTU, 영국 GKN과 함께 글로벌 모듈 파트너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어서다.

투어가 이뤄진 체셔 사업장도 P&W로부터 인수한 곳이다. 미나미 사업장장은 “이곳은 업계 최고 수준의 제조 시설”이라며 “P&W로부터 인수하면서 P&W와의 유대 관계도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코네티컷주의 ‘항공 앨리’ 성공 사례도 제시됐다. 항공 앨리는 P&W를 중심으로 코네티컷주에 수백개의 부품, 소재 기업이 모여 ‘소재-부품-엔진’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며 약 100년간 성장해왔다. 코네티컷주의 항공 엔진 제조업은 2022년 기준 연간 66억달러(약 9조1000억원)의 국내총생산(GDP)과 약 1만5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항공 앨리의 탄생 배경엔 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폴 라보이 주 정부 제조업 책임자(CMO)는 “코네티컷주는 제조업을 지원하는 9개의 기금을 운용 중”이라며 “100명 이하 소규모 기업도 최대 25만달러(약 3억5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 엔진 산업의 경우 보조금 종류만 9가지에 달하고 대규모 세액 공제 혜택도 준다.

국내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이 있는 경남 창원이 한국판 ‘항공 앨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창원에 항공 앨리가 형성되면 한국이 독자 항공 엔진 개발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라보이 CMO는 “코네티컷주는 미국 최초로 초당적 제조업 클래스를 설립한 주다. 정치 이슈를 넘어선 경제 발전의 문제에서 여야가 힘을 합친 것”이라고 조언했다.

체셔·뉴잉턴=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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