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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PF 정상화 후폭풍…증권사 대손충당금 압박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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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증권사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PF 익스포저 비중 줄었지만 고위험군 감소 더뎌


부동산금융 침체가 이어지면서 증권업계가 또한번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놓였다. 다음달 마무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재평가가 고비다.

당초 정상으로 분류한 자산을 당국 기준에 맞춰 '고정이하' 혹은 '요주의'로 재분류하면 충당금을 더 쌓아야하기 때문이다. 자체 리스크 관리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총 규모는 줄였으나, 해외투자 건과 고위험 사업장 정리가 당장 쉽지않은 점이 건전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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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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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는 1일 '증권사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월말 국내 27개 증권사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채무보증, 대출채권, 사모사채, 지분증권, 부동산펀드 및 리츠 포함)는 4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대비 총익스포저 비중은 60.2%로 2022년 말 66.6% 대비 낮아졌다. 다만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비중은 높아졌다. PF내 브릿지론 비중은 25%에서 29%로, 중후순위 비중은 42%에서 43%로 소폭 늘었다.

윤재성 나신평 금융평가1실 수석연구원은 "고위험 사업장 비중은 여전히 중소형사가 가장 높은 모습"이라며 "해외 및 우량사업장의 경우 자본여력이 큰 종투사 위주의 영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중대형사의 경우 국내 사업장 중 중·후순위, 브릿지론 등 고위험 부동산PF 익스포저가 더욱 높다"고 분석했다.

나신평은 올 하반기에도 높은 금리 수준과 PF 사업환경을 고려할 때 부동산 금융의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의 추가 저하 가능성 및 대손비용 증가 위험을 지적했다.

자산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 이유는 다수 브릿지론이 본PF으로 전환하지 못한채 만기만 연장해 사업성은 낮은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본PF로 전환하더라도 미분양 우려나 분양연기로 투자회수가 지연돼 절대 규모가 줄지 않고 있다. 아울러 해외 부동산펀드의 경우 만기도래 전 평가손익보다 만기시 최종 손실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도 재무건전성을 압박하는 요소다. 금융회사들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평가기준에 맞춰 7월 5일까지 PF 정상화 첫 단계인 사업장 평가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상으로 취급한 자산을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할 경우, 대손비용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윤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익스포저와 관련한 최종 손실인식 규모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은 PF 사업성 재평가를 통해 상각·매각 등 신속한 처분을 유도하고 있으나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단기간 내 해소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규모별로는 종투사는 해외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기초자산의 평가손실 위험에 주목해야 한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는 브릿지론 등 고위험 부동산PF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소형사는 수익원을 부동산금융에 의존하는 곳들이 많은 만큼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창출력을 개선할 수 있을지, 저하된 재무안정성을 얼마나 회복시킬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종투사의 채무보증 및 부동산PF 주선 및 자문 수수료수익은 2024년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1.3% 늘었다. 반면 대형사는 12.4% 증가하는데 그쳤고, 중소형사는 39.7% 뒷걸음 쳤다.

아울러 2022년 하반기 이후 캐피탈, 저축은행, NPL투자회사를 보유한 증권사의 지원부담도 하반기 모니터링 포인트 중 하나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3월 대신저축은행에 500억원을 출자했으며, 키움증권은 키움캐피탈과 키움에프앤아이에 각각 490억원을, 키움예스저축은행에 400억원을 출자했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에 2000억원을 지원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올해도 부동산 투자자산과 한계차주 부실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자회사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원부담이 현실화되면 해당 증권사의 재무안정성 변동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 많은 증권사들이 신용등급을 조정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신평은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SK증권의 선순위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후순위채 등급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단계씩 내렸다. 단기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하향했다.

등급은 유지됐지만 등급전망이 바뀐 회사도 있다. 하나증권의 선순위채권 등급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다올투자증권의 선순위채권 등급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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