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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의료계, 내달 26일 '휴진 불가피' 대토론회…잠잠한 전공의에 투쟁 불씨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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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임정혁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공동위원장이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올특위 2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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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7월 26일 자율 휴진이 불가피한 대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올특위 출범 2주째에도 전공의 참여는 잠잠하고, 의료계 투쟁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는 양상이다. 의정 갈등을 풀 대화도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30일 의료계·정부 등에 따르면 전날 2차 회의를 연 올특위는 "7월 26일 전 직역 의사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에서 토론회를 진행하고, 지역별로 특정 장소에 모여 개별 참석하는 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견해차 때문에 공식적인 전면 휴진 결의는 없었지만, "사실상 의대 교수·개원의 등이 하루 자율 휴진하고 토론회에 참석하게 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별개로 휴진 관련 논의는 향후 3차 회의 등에서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비롯해 의료계의 대(對) 정부 압박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등이 중단하거나 유예하면서 숨 고르기 했던 '빅5' 병원 휴진이 다시 이어지는 게 대표적이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지난 27일부터 교수 '자율'에 기반을 둔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도 7월 4일부터 휴진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바꾸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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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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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경엔 갈등의 키를 쥔 전공의 '부재' 속에 평행선을 달리는 의정 대화가 있다. 20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구성한 올특위는 매주 토요일 한 차례씩두 번의 회의를 진행했다. 당초 의대 교수와 지역 의사회, 전공의 등을 아우르면서 의료계의 통일된 목소리를 낼 거란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정부와 물밑대화만 진행되고 있을 뿐 공식 대화 창구는 꾸려지지 않고 있다. 올특위는 지난 28일 회의 후에도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만 밝혔다. 전공의·의대생이 올특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친다. 빅5 사직 전공의 A씨는 "올특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의협·의대 교수 등에 대한 신뢰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전공의 설득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올특위 측은 전공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7월 6일 예정인 3차 회의부터 이들의 참관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특위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전공의가 올특위 회의를 보게 되면 논의 내용 등에 대한 불신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매번 브리핑 때마다 전공의에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 쉽진 않지만 어떻게든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7월 초 정부가 내놓을 사직 전공의 처분 방안이 의정 갈등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위한 일정을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처분 결정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6월 말까지 각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 인원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정부 내에선 1년 내 동일과 복귀 금지 지침을 풀어주는 등의 여러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수련병원들에 미복귀 전공의 사표 처리부터 해달라고 촉구하는 한편, 전공의들에겐 병원 복귀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공의가 하반기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도 완강한 입장인 이들이 실제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반대로 강경 처분에 나서면 진료 현장의 의대 교수들을 자극할 수 있다"면서 "양쪽 결정 모두 리스크가 있다 보니 전공의 처분 관련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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