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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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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나스닥에 '깃발'…"웹툰계 넷플릭스·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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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가 핵심경쟁력"…글로벌 성장 '가속'
김준구 대표 "백년기업으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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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사진=네이버웹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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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납니다. 어젯밤에 나스닥 상장이 결정되고 나서 울컥했습니다. 웹툰 사업을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했는데요. 사업이 얼마 안 됐을 때 대학교 만화과 교수님 전화가 왔어요. '네이버에 A 작가 인터뷰가 있던데, 만화가라고 소개되더라. 웹툰작가가 무슨 만화가냐'는 말을 들었을 때, 이를 악무는 계기가 됐습니다.

웹툰을 본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세상, 웹툰작가가 촉망받는 직업이 되는 것, 웹툰을 산업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게 만화 마니아로서 욕망이었습니다. 아직 그 단계까지 다다랐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번 상장을 계기로 그 목표를 향해 더 빠르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네이버웹툰의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가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27일(현지시간) 상장했다.

네이버웹툰을 창업한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날 국내 언론사 상대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진행한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상장은 개인의 성취라기보다는 한국에서 시작한 사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인정을 받았고, 성장성을 미국 투자자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뿌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네이버웹툰 사업을 '아시아의 디즈니'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제가 처음 주니어 때 세웠던 계획이 36년이었고 20년이 거의 되어가고 있다"며 "이제 절반을 조금 넘게 왔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웹툰은 2005년 검색 포털 네이버의 서비스 중 하나로 출발했다.

특히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도전만화' 코너를 2006년에 마련했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놓은 '베스트도전' 코너를 더하며 창작자 중심의 웹툰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네이버웹툰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고 플랫폼도 만들었는데 웹툰산업까지 만든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라며 "다양한 개인 창작자가 참여해 다양한 IP(지식재산권)을 만드는 다양성 기반의 플랫폼 기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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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 타종식이 진행되고 있다./사진=네이버웹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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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웹툰 서비스인 '웹툰'(WEBTOON)에서도 '캔버스'(CANVAS)를 통해 현지 아마추어 창작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등 창작 생태계를 공고히하면서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프랑스 등에서 1위 웹툰 플랫폼의 위상을 높였다. 이렇게 성장한 네이버웹툰은 현재 전세계 150개국, 월 1억7000만명이 넘는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활동하는 전세계 창작자는 24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 다양성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만큼 수익 배분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톱100 창작자의 연평균 수익은 100만달러(13억8700만원) 수준이며, 네이버웹툰이 2017~2023년 창작자에 지급한 금액은 29억달러(4조원)에 이른다.

김 대표는 "창작자의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하면 창작자 생태계가 건강해지고, 플랫폼 규모가 커지고, 최종적으로 회사 매출도 늘어난다"며 "우리의 기업가치도 주가도 영업이익도 그러한 목표가 만드는 결과로 봐야 한다. 저희는 항상 크리에이터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고 수익성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작년 매출은 12억8270만달러(1조7800억원)로 전년대비 19% 증가했고, 조정 EBITDA 마진(상각전 영업이익)은 1170만달러(162억원)로 전년대비 흑자전환한 바 있다. 올 1분기 매출도 3억2670만달러(4500억원)로 전년대비 5% 증가했고, 조정 EBITDA 마진의 경우 7% 늘어난 2280만달러(316억원)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규모의 경제를 더욱 키우고 광고와 IP(지식재산권) 사업을 활용해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저희는 테크기업이자 콘텐츠 기업으로서 지속적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모델 실험, 이를 위한 인재 채용, 북미 플랫폼 확장, 광고 비즈니스 확대에 많은 부분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수 CSO(최고전략책임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초기 단계부터 웹툰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것에 대해 "블랙록은 가장 초기 단계부터 확신을 많이 가졌고 앞장서서 앵커(주축) 투자자가 되겠다고 했다"며 "블랙록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로 좋은 투자자들이 이번에 많이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도 이와 관련 "저희는 업계의 유튜브이자 넷플릭스"라며 "강력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 콘텐츠가 우리 플랫폼 내에서 육성되고 성장해 에버그린 소싱이 되고, 뿐만 아니라 웹소설과 웹툰이 서로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 간에 시너지가 나는 구조를 투자자에게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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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엔터테인먼트는 오리지널 웹툰과 웹소설 IP를 바탕으로 출판, 영상, 게임 등 다양한 부가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배진수 작가의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더 에이트 쇼'(The Eight Show)가 글로벌 OTT(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10일만에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의 국내 거래액이 각각 16.1배, 18.5배 증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은 창작자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자동 채색 툴 'AI 페인터', 불법 유통 복제물을 감시하는 '툰레이더'(Toon Radar) 등을 선보였으며, 작년 5월에는 딥러닝 기술과 생성형 AI를 이용해 실사 이미지를 웹툰 화풍으로 바꿀 수 있는 '툰필터' 베타 서비스도 공개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이 지향하는 바는 창작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창작활동을 돕고 생산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김 대표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나눈 얘기도 소개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네이버와 웹툰은 어떤 관계이고 앞으로 어떤 관계가 될 것이냐고 많이 물었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살고 있다가 아들이 독립해서 잘살아보겠다고 말하는 그런 관계라고 답했다'고 이해진 GIO에게 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나보다 성공한 삶을 살거라.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제 말이 맞나요?'라고 이해진 창업자에게 전했더니 '맞지. 고생했다. 자랑스럽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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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엔터테인먼트 이사진. 왼쪽부터 김효정 CPO, 손혜은 CCO, 김용수 CFO, 김준구 CEO, 데이비드 COO&CFO, 박찬규 CTO./사진=네이버웹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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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과 관련 김 대표를 포함한 임원들이 많은 보상을 받은 만큼 직원 보상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상장을 앞두고 전직원 대상으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를 지급하는 보상안을 1차로 발표했고, 지속적으로 이런 보상안을 고민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고) 최적의 방안을 찾아나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현금 보너스로만 3000만달러(약416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RSU 1만4815주도 받는다. 데이비드 리 최고재무책임자 겸 최고운영자와 박찬규 최고기술책임자도 각각 RSU 7614주와 3437주를 받게 된다.

김 대표는 자신의 목표였던 '아시아의 디즈니'에 대해 "디즈니가 부러운 점 중 하나는 백년기업이라는 점"이라며 "한국에서 시작한 콘텐츠 플레이어로서 백년 넘게 가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이는 제가 달성할 문제라기보단 후배들이 쌓아갈 것"이라고 했다.

다른 사업자와 지분교환, 투자유치, 합병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투자 제안이 있었다"며 "아들이 결혼할 사람이 생기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게) 말씀드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의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율은 63.4%로 최대주주다.

김용수 CSO도 "저희 플랫폼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회사가 있으면 소수 지분을 교환하는 파트너십이든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면서 "다만, 경영권에 대한 거래를 하겠다는 것은 전혀 아니고 일부 지분을 섞어서 파트너십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픈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 사업자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간 점유율 측면을 생각하면 모든 사업자가 경쟁자"라면서도 "다른 웹툰 사업자들의 경우 대부분 외부에서 콘텐츠를 소싱해서 판매하는 스토어 모델이라는 점에서, 유일하게 내부에서 작가를 육성하는 등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한 저희가 1등을 하고 있고, 격차를 더 커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2달러(9.52%) 오른 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우리 돈으로 4조원에 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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