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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원내서 싸워본 정치 프로페셔널이 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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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나경원 의원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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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냐, 원외냐.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을 팔 사람이냐, 도울 사람이냐가 중요하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의원은 2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그런 측면에서 나는 당 대표를 할 자격을 갖춘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지난 4·10 총선 때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참패를 당하는 가운데 서울 동작을에서 5선 고지를 밟아 '자존심'을 지켜냈다. 그리고 4년 만에 국회로 복귀한 나 의원은 보수 정당 재건을 위해 깃발을 높이 들었다.

나 의원은 대표직이 자신의 다음 행보를 위한 '디딤돌'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줄 세우기가 다시 등장한 가운데 나 의원은 무계파를 내세웠다.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를 세우지 않았고, 대선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배수진을 쳤다.

―'무계파' 선언했는데 어려운 점은.

▷외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부터 시작된 계파 충돌이 우리 당의 흑역사를 만들었다. 뜻을 같이하는 건 좋지만 사람 중심으로 모이는 계파는 건강하지 못하다. 계파에서 힘을 얻거나 계파를 파는 정치는 안 하겠다. 모든 역량을 통합해 미래로 가야 하는데, 계파 정치는 역량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다. '러닝메이트'라는 것도 그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계파 정치다. 참 후진적이라고 생각한다.

―원외 대표 한계론을 주장했는데.

▷무도한 더불어민주당을 막아내려면 존재감을 갖고 우리 당에 에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는 과거 원내대표로서 패스트트랙 투쟁,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의 투쟁 등으로 분명하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드렸다. 국민들께서 당시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신뢰했기 때문에 정권을 5년 만에 찾아왔다. 당 대표가 되면 국회를 중심으로 한 싸움을 제대로 리드하겠다. 투쟁과 협력을 잘 섞어 가면서 해야 되는데, 원내대표로서 치열하게 해본 사람이 적임자다. 저쪽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흔드는데, 당 대표가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전력의 차이를 가져온다.

―한동훈·원희룡 후보에 비해 자신의 강점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경험이 없다. 정치도 당 대표도 프로페셔널이 해야 한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을 떠났다. 저는 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윤심(尹心) 팔이'에 자꾸 의존하는 것이 국민에게 걱정을 줄 수 있다.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도 재집권하지 못한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역할을 다하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판 지연에 대한 입장은.

▷당원들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이 제일 분노하는 부분이다. 실질적으로 정권이 바뀐 지 2년이 넘었는데 이 대표에 대한 사법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법이 공평하게 적용되고 있느냐, 정의가 제대로 세워지고 있느냐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굉장히 많다. 검찰이 이 대표 수사에 대해선 무능함을 보였다.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전 위원장의 책임을 묻는 발언을 하니 법적인 반론을 제기하더라. 그래서 걱정이다. 법적인 반론을 할 게 아니다. 정치적 책임은 결국 그 당시 장관에게 있는 것이다. 총선 패배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겠지만 이 대표의 사법 처리 절차가 지연된 것에 대해서도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채 상병 특검법' 대응책은.

▷우리가 그 이슈에 계속 끌려가고 있다. 저 역시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제대로 빨리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처음에는 사건 발생 경위에 대해선 아예 수사 대상에도 넣지 않은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그것만 봐도 민주당이 얼마나 특검법을 정쟁용으로 이용하는지 잘 알 수 있다. '김 여사 특검법'도 왜 결론을 그렇게 짓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도 검찰이 계속 들고 있었던 것 아닌가. 이렇든, 저렇든 결론을 내렸어야 했다. 이에 대해선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전 위원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새 당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뭔가.

▷이번에 꼭 출마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배경은 당을 튼튼히 하는 것보다 본인 입지를 튼튼히 하려는 후보가 나서면 안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당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모든 정치인이 소신에 따른 정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공천을 우리 당원, 국민 손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당 정체성을 튼튼히 해야 한다. 자꾸 청년, 왼쪽으로 가야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당이 무엇을 추구할지 잘 정리가 안 된 것 같다. 여의도연구원의 기능을 강화하고 당원 교육 기능이 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그늘이 넓어진다.

―세제 개편·노동 개혁 입장은.

▷조세 개혁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법인세는 당연히 인하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가업 승계를 어렵게 만드는 상속세도 개편해야 한다. 부동산 세제는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거나 기준을 대폭 상향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화된 시대에 맞게 유연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노동 개혁이 있어야 한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정년 문제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다.

―저출생 문제의 해법은 무엇인가.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 문제를 우리가 많이 고민해야 한다. 외국인 간병인이나 가사도우미의 경우 최저임금 예외를 두자는 이야기를 유의 깊게 듣고 있다. 이민정책과 혼인제도 역시 문제가 있다. 혼인제도에 있어서는 '등록혼'을 도입했으면 한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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