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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미친 여자” 의사협회장 갈수록 가관…“헌법상 표현의 자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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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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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참고인, 저 기억하세요? 저한테 미친 여자라고 그러셨죠?”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막말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상처받은 국민에 사과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임 회장은 “표현의 자유”라고 응수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 회장을 증인석으로 불러 “저 기억하냐”고 물었다. 곧바로 임 회장은 “네”라고 답했다.



강 의원이 “제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대변인으로 활동할 때 저한테 미친 여자라고 그러셨죠?”라고 질문하자 임 회장은 답변 대신 민망한 듯 웃음을 지었다. 강 의원이 “답변하라”고 묻자 그제야 “네”라고 답한 임 회장은 “왜 미친 여자라고 그랬냐”는 강 의원의 질문에 웃음기를 거두고 말끝을 흐렸다. 강 의원이 “빨리 답변하라”고 재차 요구하자 임 회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당시 제가 ‘수면 내시경 받으러 온 여성 환자를 전신 마취하고 수차례 성폭행했던 의사 역시 평생 의사여야 한다는 것이냐'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그런데 당시 의협이 해당 의사에게 내렸던 징계는 고작 회원자격 정지 2년이었다. 그래서 관련 비판하는 논평을 냈는데 저한테 미친 여자라고 그랬다. 하실 말씀 있느냐”고 따졌다.



임 회장이 “그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떼자 강 의원은 “아니 저한테 미친 여자라고 한 것에 대해 하실 말씀 있냐(는 것을 묻는 것)”이라고 제지했고 이에 임 회장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뿐 아니라 과거 논란이 불거졌던 임 회장의 각종 발언들도 재조명됐다. 강 의원은 “(미친 여자라는 소리를 들은) 나는 약과였다”며 “창원지법 판사에게는 ‘이 여자 제정신이냐’고 했다가 고발당했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조규홍 말을 믿느니 김일성 말을 믿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 박민수 (복지부) 차관에게는 ‘십상시'라고 했다. 집단 휴진에 동참하지 않은 아동병원협회를 향해서는 ‘멀쩡한 애 입원시키는 사람들'이라고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료계 비상상황 청문회인데 임현택 회장 막말 청문회를 진행해도 될 것 같다. 판사, 장관, 국회의원, 동료 의사 가리지 않고 거의 막말 폭격기 수준으로 ‘교도소행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 없다’ 등의 발언은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 의원은 “의료계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발언하기 전에 본인 언행을 지켜보면서 상처받은 국민 여러분께 사과해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임 회장은 사과 대신 “답변해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강 의원이 “아니, 사과해야 되지 않겠냐(고 물었다)”고 재차 묻자 임 회장은 언성을 높이며 다시 한번 “답변드려도 되겠느냐”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강 의원이 “사과해야 되지 않겠냐”고 묻자 임 회장은 “국민이 가진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임 회장의 말에 헛웃음을 지어보였고 임 회장에 대한 질의는 이대로 마무리됐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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