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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의협 회장 "정부가 의사를 노예 취급, 대화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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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가 국회에서 다시 충돌했다. 정부는 증원 철회를 요구하는 대한의사협회 측 주장을 일축했고, 의협은 장기화되고 있는 의료공백 책임을 정부로 돌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료계 비상 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의대 증원 백지화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지금 의료 공백이 심각한 것도 사실이지만 몇 년 후에 일어날 의료공백의 심각성을 감안했을 때 2035년까지 1만 명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 공백이 4개월 넘게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조 장관은 "100일 넘게까지, 넉 달 넘도록 의료 공백이 지속될 것은 예상하지는 못했다"며 "빨리 의료 공백 사태가 완화될 수 있고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2차관은 일부 의료계가 진료를 거절하는 것을 두고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며 "환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조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공백이 길게 지속되는 것에 대해 담당 차관으로서 송구하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에 대한 사과 의향을 묻는 질문에 "현 사태는 멀쩡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손 댄 복지부 차관과 공무원들이 만든 것"이라면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 회장은 "그간 정부가 의사, 전공의, 의협을 대하는 태도는 범죄자나 노예 취급을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화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임 회장은 또 "현장을 이탈한 의료인들은 미래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미래가 없다고 느끼게 만든 것은 복지부의 탓이다. 미래가 있다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그들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파업을 이어갈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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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뒤쪽)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쪽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2차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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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천공' 개입 의혹에 조규홍 "잘못된 소문…제가 결정했다"

의대 2000명 증원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국민들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침해 받고 있는데, 의료대란은 윤 정부의 갑작스러운 폭력적 의대 확대로 촉발된 상황"이라고 하자, 조 장관은 "갑작스러운 증원은 아니고 작년 1월부터 협의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의사결정을 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묻자, 조 장관은 "제가 결정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증원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이어 조 장관은 "작년 국정감사 때도 2025년 입학정원부터 확대하겠다고 (복지위) 위원들께 말씀드렸다"며 "2000명은 의사 공급 부족을 계산해서 나온 숫자"라고 했다. 이어 "중간에 나왔던 300명, 4000명, 1000명 (증원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적정 입학정원을 산출한 다음 교육부에 통보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거듭 "제가 결정을 했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전에 2천 명을 올려서 논의하겠다고 사회수석실에 연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의대 정원 증원에) 정확한 근거가 있었는지 그리고 대통령의 격노 때문인지 아니면 항간에 떠도는 대로 진짜 '천공' 때문인지” 밝혀야 한다"며 "복지부에서 처음 논의한 증원 규모는 400~500명이었지만, 용산과 협의 과정에서 2000명까지 확대됐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조 장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잘못된 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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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비롯한 의료계 관계자들이 참고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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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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