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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알테쉬가 이커머스 흔들더니…유튜브·틱톡까지 '라방'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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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튜브는 크리에이터가 제휴사 제품을 소개하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유튜브 쇼핑 제휴 프로그램'을 추가했으며, 쿠팡이 첫 제휴사로 참여했다. 사진은 구독자 71만명의 연두콩이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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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 77만명을 자랑하는 축구 경기 해설 전문 크리에이터 이스타TV는 축구 관련 이미지를 활용한 패션 브랜드 '클랩스'를 지난 4월 출시하면서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과 영상 콘텐츠 등에서 상품 정보를 노출하고 구매를 안내했다.

각종 축구 관련 콘텐츠를 올리면서 축구 팬들로부터 상당한 호감도를 쌓은 덕분에 출연진이 직접 상품을 입고 시청자와 소통한 라이브 스트리밍에서는 매출액 1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유튜브 내 스토어와 자사 온라인몰을 연계해 제품 판매에도 직접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와 돈독한 신뢰 관계를 맺은 팔로어들은 인플루언서가 제품 구매를 추천할 경우 강력한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자제품·패션·뷰티·헬스 분야가 특히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기 좋은 분야로 꼽힌다"고 말했다.

글로벌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세계 최초로 '쇼핑 전용 스토어'를 한국에 출시하며 본격적인 온라인 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대표되는 중국 온라인 커머스 업체의 공습이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인 가운데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마저 국내 시장에 뛰어든 형국이다.

특히 '숏폼' 같은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튜브가 진출함에 따라 '영상'과 '커머스'가 결합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26일 라이브 커머스 판매 데이터 플랫폼 '라방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2022년 대비 45% 성장한 3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라이브 방송은 31만회가 실시됐으며, 전체 방송의 조회 수는 전년보다(18억회) 102% 증가한 37억회에 달했다. 방송 평균 거래액은 전년(209만원)보다 83% 늘어난 383만원이었다. 최고 거래액 카테고리는 '디지털·가전'이었으며 '식품'과 '출산·육아'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2월 11번가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갤럭시 S23 자급제 사전판매'는 무려 약 8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작년 한 해 라이브 커머스 중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쿠팡라이브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워치6, Z플립5, Z폴드5' 라이브 방송이 누적 조회 수 129만회을 넘어섰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는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유니폼과 모자 등 각종 기념품을 팔고 있다.

이처럼 라이브 커머스의 파급력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동영상 콘텐츠 소비 증가, 인플루언서에 대한 팬덤 형성과 높은 구매전환율 등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쌍방향 소통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늘리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즉시 전달할 수 있어 신뢰 관계 구축에 용이하다. 실제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라이브 방송의 구매전환율은 30% 수준으로, 일반 온라인 쇼핑 구매전환율인 2.06%보다 10배 이상 높다.

이에 따라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최강자인 네이버를 필두로 카카오 계열인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 온라인 커머스 최강자 쿠팡, '탈TV'를 선언하며 모바일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홈쇼핑 업계가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업체들도 압도적인 앱 이용 시간과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를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다.

최근 유튜브는 카페24와 손잡고 온라인 쇼핑몰 기획이나 개발 작업 없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신만의 쇼핑 채널을 만들 수 있는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개설했다. 유튜브는 그동안 자체 주문이나 결제 시스템이 없어 쿠팡·11번가 같은 외부 온라인 커머스 업체를 중개하는 역할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튜브 생태계 내에서 쇼핑 스토어 개설부터 판매와 구매,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앞서 유튜브는 쇼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쿠팡과 손잡고 제품을 콘텐츠에 태그하는 기능이 새롭게 추가된 '유튜브 쇼핑 제휴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튜브 쇼핑 국내 총거래액이 2025년부터 본격 성장하기 시작해 2028년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면서 "유튜브의 국내 라이브 커머스 점유율이 2028년 28%까지 증가해 선두인 네이버를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스타그램은 광고주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크리에이터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했다. 크리에이터가 협업 희망 브랜드를 표시할 수 있으며, 광고주는 자신과 맞는 크리에이터를 추천받거나 검색할 수 있다.

숏품 강자인 틱톡도 지난해 말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틱톡샵' 상표를 출원하면서 커머스 시장 진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틱톡샵은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출시돼 현재 미국, 영국, 베트남 등에서 운영 중이며 틱톡샵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오른 27조원으로 추정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튜브 라이브커머스 서비스가 알파 세대의 수요를 먼저 잡을 것이고, 이후엔 젊은 사람이 나이 든 사람의 멘토가 되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는 "결코 콘텐츠 조회 수나 인플루언서의 인지도가 구매 전환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며 "무엇보다 크리에이터와 고객이 두터운 관계성을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활발한 소통과 상품 추천, 구매 전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플랫폼의 환경을 바꿔 나가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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