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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든 중국과 남중국해 충돌 필리핀 “평화롭게 분쟁해결” 수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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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5월19일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양순시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쏘는 장면을 필리핀 해양 순시대가 공개한 비디오 가운데 한 장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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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필리핀은 전쟁을 유발할 생각이 없으며 늘 평화로운 분쟁 해결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격해지는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4일 로이터통신 보도를 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남중국해 영해를 관할하는 팔라완섬 서부사령부를 찾아 “무력이나 협박을 사용하거나 고의로 그 누구에게도 해를 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방위에 있어 우리는 모든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려는 필리핀인 본성에 충실하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지난 17일 발생한 중국과의 남중국해 충돌 사건에 대해 필리핀 정부가 긴장 수위를 높일 의도가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중국명 런아이) 암초에서 보급 작업을 하던 필리핀 해군을 공격해 필리핀 병사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 부상자가 여럿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졌고, 미국도 중국을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당일 정례 브리핑에서 “필리핀 보급선 1척과 쾌속정 2척 등이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난사군도 런아이 암초 인근 해역에 무단 침입했다”며 “중국 해경은 법에 따라 필요한 통제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평화로운 기질을 묵인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필리핀은 누구에게도 위협받거나 억압받지 않을 것이며, 국제법에 따른 자유와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21일에도 루카스 버사민 행정장관이 브리핑을 열어 이번 충돌이 “아마도 착오 또는 사고였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무장 공격으로 분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발동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이 우리와 협력하기를 바라고 우리가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면 우리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1999년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 군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제2차 세계대전 때 썼던 상륙함을 좌초시킨 뒤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정기적으로 생필품을 보급하고 있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보급선에 물대포를 쏘는 등 저지 작전을 벌이고 있고, 올해 들어 양쪽의 갈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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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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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시기엔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였지만, 2022년 6월 마르코스 대통령이 취임한 뒤 ‘친미’ 노선으로 전환했다. 지난 4월 미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필리핀 대통령과 함께 첫 3국 정상회의를 열어 남중국해에 대한 공동 대응을 약속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마르코스 대통령을 베이징에 국빈 초청해 극진히 예우했지만, 필리핀의 대미 접근을 막지 못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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