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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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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레터] 별점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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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곽아람 Books 팀장


얼마 전 읽은 책이 좋아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온라인 서점서 제목을 검색했습니다. “고객님께서 구매하신 상품입니다. 리뷰나 한줄평 작성 시 포인트를 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뜨더군요. ‘포인트 준다니 한번 써 볼까’ 생각하다가 최근 한 출판인이 소셜미디어에 쓴 글을 떠올렸습니다. “공들여 만든 책이 별점 테러를 당해 너무 속상하다.”

음식점이나 병원과 마찬가지로 출판사 역시 온라인 리뷰 및 별점에 민감합니다. “신간이 나오면 아침마다 제일 먼저 온라인 서점 리뷰를 확인해요. 혹평이 하나라도 달리면 출판사 입장에선 마음이 ‘툭’ 하고 떨어져요. 부정적인 평가가 하나라도 있으면 독자들은 즉각 돌아서거든요.” 한 출판인의 말입니다.

이러다 보니 출판계에선 온라인 서점 구매자 리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출판사가 댓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더라, 어느 작가 책이 나올 때마다 별점 테러하던 이를 추적해 보니 그 작가에게 경쟁심을 느끼는 다른 작가였다더라…. 각종 소문이 무성합니다.

막상 독자들은 어떤지 궁금해 책을 살 때 리뷰나 별점을 참고하냐고 주변에 물어보았습니다. 책을 많이, 자주 읽는 사람일수록 책 고르는 기준이 명확하고, 남의 평가에 무심하더군요. “난 혹평일수록 그 리뷰는 거르는 편이야. 강의 평가도, 물건 리뷰도 괜히 꼬투리 잡고 싶어 하는 사람이 더 목소리가 크더라고.” “난 질 좋은 리뷰만 보고 별점은 참고 안 해. 테러도 많잖아.” 한 달에 서너 권씩은 책을 사 보는 이들의 말입니다.

옷 많이 입어본 사람이 온라인 쇼핑몰서 치수며 디자인이 자신에게 맞는 옷을 기막히게 골라내는 것처럼, 책도 많이 읽어본 사람이 온라인 서점 정보만 보고도 양서를 잘 가려냅니다. 댓글과 별점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결국 많이 읽는 수밖에 없겠지요. 경험치가 능력입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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