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지난 17일부터 중증·응급이 아닌 일반 수술과 외래 진료 등을 중단했다. 이번 집단행동에는 4곳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의 진료 교수 중 54.8%가 참여했다.
21일 서울대 의대 비대위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특성상 현 상황이 장기화되면 진료 중인 중증 환자에게 실제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전면 휴진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들이 환자 피해에 대한 우려를 전했고 환우회와 소비자단체 등이 휴진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한 것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대 의대 비대위 결정으로 '빅5' 병원에 확산하던 무기한 휴진 확산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의 불편뿐 아니라 병원 내부의 비협조 등으로 무기한 휴진 카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 가장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오던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단 5일 만에 포기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은 전날 무기한 휴진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주말까지 더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25일 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상태다.
서울대병원의 휴진 중단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서울대병원의 휴진 중단 결정을 환영하고 휴진을 예고한 다른 병원들도 집단휴진 결정을 철회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의료계와 형식, 의제의 구애 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의료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제시하는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휴진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다른 대학 병원 교수들도 휴진 결정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환자단체는 의사들의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오는 7월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연다고 이날 밝혔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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