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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강석우
"관객이 편안해야 연주자도 편해집니다."
클래식 애호가로 유명한 중견 배우 강석우(67)는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출근합니다.
'클래식 대중화' 일환으로 예술의전당이 2004년 9월부터 시작한 '11시 콘서트'에서 연주될 클래식 곡을 해설하기 위해서입니다.
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사무실에서 다음 달 11일 공연될 '11시 콘서트' 준비로 여념이 없는 강석우가 언론과 만났습니다.
강석우는 '11시 콘서트'에서 공연 중간마다 무대로 올라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연주곡의 역사적 배경과 뒷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엄숙한 분위기에 경직된 관객의 긴장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연주곡의 배경지식까지 쉽게 알려줘 관객들의 호응이 높습니다.
지난 13일 공연에서는 차이콥스키가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을 작곡하게 된 배경을 알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이어 브람스와 슈만 부부의 복잡했던 관계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11시 콘서트'를 진행 중인 강석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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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우의 재치 있는 해설 덕분에 '11시 콘서트'는 평일 오전 유료로 진행되는 클래식 공연임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흥행 중입니다.
강석우는 "관객이 긴장하면서 관람하면 연주자도 긴장한다. 특히 앞에서 3번째 줄까지의 관객이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11시 콘서트 때마다 해설하기 전에 '제발 순한 얼굴로 공연을 봐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관객과 연주자가 가족처럼 웃고 소통하는 클래식 공연이야말로 강석우가 바라는 클래식의 미래입니다.
그는 "열렬한 박수와 너를 좋아한다는 눈빛이면 연주자는 힘이 난다"며 "결국 관객에게도 그만큼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이득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래식을 대하는 강석우의 이러한 태도는 다른 공연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지난달 28일 광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강석우, 삶이라는 꽃' 공연에서 그는 앙코르 공연 때 관객들에게 휴대전화를 마음껏 사용하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강석우가 직접 작사, 작곡한 가곡을 소프라노 강혜정과 바리톤 송기창이 부르는 공연이었습니다.
자유롭게 공연 모습을 촬영하면서 긴장을 풀고 음악을 감상하라는 강석우의 배려였습니다.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일반 클래식 공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강석우는 "어차피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도 사용할 사람은 다 사용한다"면서 "차라리 휴대전화를 켜 공연 모습을 촬영할 수 있게 하면 SNS를 통한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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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클래식'을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평소 생각도 밝혔습니다.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강석우는 다시 방송에서 클래식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당신에게'와 같은 클래식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강석우는 "클래식은 결국 익숙해져야 비로소 들리는 불변의 예술"이라며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클래식을 접하고,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언론과 방송에서 클래식을 많이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래식 스타들의 공연을 즐겨 듣는 것도 클래식과 친해지는 좋은 방법입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을 즐겨 듣는다는 강석우는 "스타 연주자들로 인해 형성된 클래식 팬들은 그 연주자의 삶과 그대로 이어진다"면서 "클래식 각 분야에 조성진, 임윤찬과 같은 스타들이 탄생하면 클래식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다만 지나친 스타 쏠림 현상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한 예술 분야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팬들의 고른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여러 연주자의 다양한 예술적 표현을 두루 감상하는 것이 결국 팬에게도, 아티스트에게도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클래식에 익숙해지면 직접 클래식 연주에 도전하는 것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추천했습니다.
강석우 본인도 이런 철학에 맞춰 직접 클래식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4월의 숲속'과 '내 마음은 왈츠', '시간의 정원에서' 등 지금까지 총 10곡의 가곡을 직접 작사, 작곡한 이유도 '체험으로서의 클래식'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습니다.
강석우는 다음 달 초 발표하는 11번째 가곡 '정녕 그리운 것을'에서는 처음으로 색소폰 연주에도 나선다고 합니다.
그는 "클래식은 은유와 절제의 예술이다. 직접 연주하고 참여해야 그 깊이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다"며 "처음에는 성악에 도전해 보고, 이어 오페라, 교향곡, 오케스트라, 소나타, 현악 4중주 순으로 배워간다면 클래식과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클래식 전도사' 강석우의 다음 '11시 콘서트'는 다음 달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슈트라우스, 로시니, 슈만, 스트라빈스키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로 찾아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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