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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아이티 갱단 폭력으로 3월 이후 58만명 피난길"- 유엔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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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국제이주기구(IOM) 발표 "갱단이 수도 80% 장악"

수도 포르토프랭스서 무작정 탈출.. 난민들 생계 막연

뉴시스

[포르토프랭스=AP/뉴시스] 개리 코닐(가운데) 아이티 전 총리가 6월 3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총리 취임식을 마친 후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갱단들이 아이티 전역을 지배하는 와중에 총리로 선출된 코닐은 앞으로 유엔이 지원하는 경찰이 케냐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도착해 아이티의 치안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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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프랭스( 아이티)=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아이티의 무장 갱단들의 급속한 증가로 올 해 3월 이후 군경과의 충돌과 전투가 늘어나면서 거의 58만 명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유엔 국제이주기구(IOM)가 최근 통계를 발표했다.

이런 엄청난 숫자는 카리브해 지역에서 최악의 치안 위기를 겪고 있는 아이티의 현황을 알려주는 적신호이기도 하다.

아이티는 오랜 세월 동안 치안 불안과 내전 상태를 겪고 있었지만 올 2월 말부터는 갱단들이 조직적으로 공권력에 대항해 전투를 강화했다.

그들은 총격부대가 나서서 곳곳이 경찰서를 습격, 점령하는가 하면 국내 최대 국제공항에 총격을 가해서 거의 3개월이나 공항 운행정지를 초래했다. 가장 큰 교도소 두 곳도 습격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가 18일 발표한 이번 보고서에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5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지방의 다른 주(州)로 달아났지만, 그런 곳에는 생계를 유지할 만한 자원과 수단이 별로 없다고 밝혀져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에 발생한 난민의 수만도 36만2천 여명에 달한다. 그 이후 갱단의 폭력은 더욱 심해져서 남부 지역에서만 국내 피난민이 두 배로 늘어났다.

그 지역은 이미 2021년 대지진으로 초토화 되어 난민의 수가 11만6천명에서 27만 명으로 늘어난 피해 지역이다. 지방 정부도 파괴된 기반 시설과 지역 재원의 부족으로 이들을 수용할 여력이 없어 앞으로 더 큰 갈등과 폭력이 만연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IOM보고서는 밝혔다.

아이티 경찰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석달 동안에 발생한 사상자 수는 2500명이 넘는다. 이들은 갱단에 의해 희생되었지만 무기와 탄약 등 더 막강한 화력을 가진 범죄 단체에 대항할 만한 힘이 없어 공권력이 그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남편이 갱단에게 살해 당한 뒤 포르토프랭스의 집을 떠나 두 아이와 대피했다는 마리 장(49)은 현재 시골의 한 공립학교의 수용소에 대피해있다.

"남편이 건설 노동자로 열심히 일해서 편안하게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연명하고 있다"고 그는 AP기자에게 말했다.

역시 한 공립학교에서 12살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쥐스트 도르빌(39)은 이 곳에도 끊임없이 총성이 들리고 있다며 "우리는 매일 죽지 않고 살아 남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갱단들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80% 지역과 주요 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피난민들은 임시 숙소나 천막 생활을 하고 있으며 학교등 공공기관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만 6만 명이 넘는다.

갱단들은 고속도로 이용자들을 협박해서 엄청난 통행료를 뜯어내거나 운전자들을 위협해서 자기들이 강탈한 트럭들을 운전하게 시키는 등 경찰 공권력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횡포가 심한 상황이다.

아이티의 신임 총리로 지난 달 취임한 게리 코닐 총리는 18일 경찰학교 졸업식에서 400명의 신규 경찰관들을 향해 연설하면서 앞으로 그들이 아이티의 갱단 폭력을 단속해 근절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티 국민들이 사회적 불안정과 치안 불안과의 전쟁에서 경찰관들의 활약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경찰이 아이티 국민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티의 폭력사태는 수도권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지난 주에는 아이티 부부의 테레-뇌브 마을에서도 무장한 갱단원들이 민간인 주택들을 습격해서 무려 1000여명이 살던 집을 버리고 안전 지대를 찾아 도주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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