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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최악의 쿠바 전력난, 러시아가 구세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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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에너지 장관, 쿠바 전력시스템 회복 협력 약속

화력발전소 시설 노후화로 전력공급 정상화 요원

아시아투데이

쿠바의 한 주부가 촛불을 켜고 부엌일을 하고 있다. /온쿠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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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연합훈련을 위해 러시아의 핵추진 잠수함이 쿠바 아바나항에 입항하는 등 양국 간 교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쿠바의 전력난 해결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쿠바 전문매체 쿠비타나우 등 중남미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한 리카르도 카브리사스 쿠바 부총리는 세르게이 시빌레프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만나 양국 간 에너지부문 협력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시빌레프 장관은 "쿠바가 전력시스템 능력을 회복(정상화)하는 데 러시아의 참여와 경험은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원과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협력과 지원 방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쿠바는 소련 붕괴 후 최악이라는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갈수록 정전이 잦아지고 정전이 발생할 때마다 지속되는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정전이 되면 지역에 따라 길게는 20시간까지 전력공급이 재개되지 않아 국민적 불편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산티아고, 마탄사스, 바야모 등 쿠바 곳곳에선 정전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여성들이 대거 참여한 시위에서 주민들은 "전기와 먹을 것을 달라"고 외쳤다.

이미 3개월 전 일이지만 지금도 사정은 달라진 게 없다. 쿠바의 국영전력회사인 전기연합(UE)에 따르면 17일 쿠바의 전력수요(예상치)는 2900MW였지만 공급능력은 2560MW에 불과했다. 단순계산으로도 340MW 전력이 부족했다. 현지 언론은 전문가를 인용해 "전력수요가 많은 저녁시간대에는 최대 410MW까지 전력이 모자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쿠바의 전력난은 시설 노후화와 에너지 부족이 겹치면서 만성화됐다. 발전 및 송전 인프라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시설이 낙후된 가운데 화력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한 에너지마저 부족해 정전이 일상이 된 것이다. 지난 3월 러시아는 쿠바에 원유 65만 배럴을 긴급 지원했다. 러시아가 쿠바에 원유를 지원한 건 1년 만이었다. 쿠바는 러시아가 지원한 원유를 화력발전소를 돌리는 데 썼다.

쿠바는 주로 남미의 산유국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아 화력발전소를 가동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량이 줄면서 쿠바는 화력발전소를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는 하루 평균 5만7000배럴 꼴로 쿠바에 원유를 수출했지만 올해는 3만5000배럴로 수출량이 감소했다.

하지만 원유를 확보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지 언론은 "화력발전소가 워낙 노후화돼 이젠 보수와 유지도 어려운 지경이 됐다"며 에너지를 확보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쿠바가 정상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발전과 송전에 최소한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해야 한다"며 당장 투자가 시작돼도 전력공급이 정상화되는 데는 6~7년, 길게는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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