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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휴진 투쟁' 나서는 의사협회…동네병원 돌아보니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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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의협 주도 집단휴진…오후 총궐기대회 개최

동네 병원 돌아보니…개원의들 휴진 참여 '주저'

서울 강남구·송파구 16곳 중 1곳만 "휴진 참여"

경영난·지역 평판 악화 우려에 "휴진 부담스러워"

노컷뉴스

의사협회 집단 휴진을 앞두고 서울 송파구 B이비인후과 진료 대기자수가 17일 오전, 11명에 달하고 있다. 나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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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가 18일 집단 휴진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예고했지만, 동네 병·의원 다수가 이와 관계 없이 정상 진료 의사를 밝히면서 실제 휴진 참여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BS노컷뉴스가 의협의 휴진 투쟁을 하루 앞둔 전날 서울 강남구·송파구 병·의원 16곳을 확인한 결과 투쟁 동참 의사를 밝힌 곳은 1곳으로, 이곳마저도 "휴진은 부담"이라고 했다. 나머지 병·의원들은 모두 휴진 없이 정상 진료를 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 A정형외과는 "18일에 차질 없이 평소와 똑같은 시간에 진료를 볼 예정이다. 휴진 계획은 없다" 밝혔다. 송파구 B이비인후과 관계자 역시 "정기휴무일을 제외하고는 정상 진료를 할 예정이다. 필요하다 싶으면 동참하겠지만 아직까지 휴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C외과 대표원장도 마찬가지로 휴진 계획은 없다며, 동네 병원이 휴진 투쟁에 합세한다고 하더라도 오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이 원장은 "대학병원 외래를 닫고 있는 상황에서 휴진을 오래하기는 어렵다"며 "(동네 병원은) 수술하는 병원이 아니다 보니 급한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휴진이) 며칠 계속되면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원의가 4만 명이라면 관련해 종사하는 사람이 40만 명이다. 휴진은 단순히 개원의 개인의 문제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휴진을 하루 이상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협의 전면 휴진 예고일에 진료를 쉬겠다고 신고한 의료 기관은 전체 명령 대상 의료 기관 3만 6371곳 가운데 1463곳(4.0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병·의원 9898곳 중 229곳(2.3%)만 휴진을 신고했다.

동네 개원의들은 다양한 이유로 휴진 참여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협의 휴진 방침에 따르기로 한 D내과 원장은 "개원의는 (동네 병·의원의) 가장"이라며 "직원들 급여, 월세 등을 다 감안하면 휴진은 부담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환자 단체, 나아가 의료 노동자들까지 집단 휴진 반대를 외치고, 정부가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 중인 것도 의사들에겐 부담이다. 최근엔 휴진 참여 병원을 대상으로 한 고객들의 '불매운동' 기류도 있어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경기도 남양주 주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포함해 전국 여러 커뮤니티에서 '휴진에 동참하는 동네 병원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약 33만 명이 가입한 세종특별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국민 목숨을 담보 삼은 18일 총파업은 도를 넘은 것 같다며"며 "참여 병원을 확인하고 제가 다니는 병원이라면 무조건 거르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민들은 집단 휴진 기류 확산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B이비인후과 대기실에서 만난 김모(44)씨는 7살 딸의 손을 잡으며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 아프면 바로 병원을 가야하는데, 동네 병원이 휴진을 하면 문제가 커진다"고 걱정했다.

의협은 지난 9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18일 집단 휴진과 총궐기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의협은 실행을 하루 앞두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이제 정부의 폭정을 막을 방법은 단체 행동밖에 없음을 국민 여러분들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의협은 16일에는 정부를 향해 △의대정원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쟁점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 및 처분의 즉각적인 소급 취소 등 3대 요구 사항을 제시하며 수용되면 휴진 보류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불법적인 전면 휴진을 전제로 정책 사항을 요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거절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의협 주도의 집단 휴진 당일인 이날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해 전화와 인터넷 등 다방면으로 국민들에게 문을 연 병·의원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집단 휴진에 참여하지 않은 집 근처 병원을 알고 싶다면, 보건복지콜센터(☎129)와 구급상황관리센터(☎119),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100)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1644-2000) 콜센터에 전화해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으로는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 홈페이지에 접속해 동네 병원의 휴진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시·도' 혹은 '시·군·구'까지만 카테고리를 선택해도 의료기관과 진료과목, 진료일을 선택해 진료 여부를 검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www.mohw.go.kr)에 들어가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응급의료정보제공(E-Gen)' 앱을 설치하고 접속해 '병·의원'을 터치하면 이용자의 장소(주소)별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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