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제지표 개선
중국이 수출에 이어 소비도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기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부동산 등의 불확실성도 여전해 완연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주요 경제 지표를 발표했다. 이날 시장의 이목은 소비 등 내수 경기의 가늠자로 꼽히는 소매판매에 쏠렸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계속 둔화하던 소매판매 증가율의 올해 첫 반등이다. 앞선 4월(2.3%)과 3월(3.1%)의 증가율을 크게 넘겼다. 시장 전망치(3%)도 뛰어넘으며 소비 부문 개선을 가리켰다. ‘깜짝’ 소비 호조엔 기계 교체 인센티브·신차 구매 보조금 같은 중국 당국의 내수 진작책, 노동절 연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몇 년간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가계가 소비 늘리는 것을 꺼려온 걸 고려하면 이번 수치는 꽤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5%로 4월과 동일했다.
최근 중국 수출 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소비자 지갑도 열리면서 경기 회복에 다소나마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7.6% 늘면서 두 달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망치(6%)를 상회하는 한편, 올해 들어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경기 순환 상승이 중국산 제품 판매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주요 기관들도 중국 성장률 예측을 끌어올리는 흐름이다. 세계은행은 앞서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4.8%로 1월 전망치(4.5%)보다 높게 잡았다. 수출을 비롯한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활발한 게 작용했다.
다만 중국 경제가 나아가는 경로엔 먹구름도 적지 않다. 특히 내수 시장에선 여전한 부동산 부진이 경기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날 나온 지난 1~5월 부동산 개발투자는 1년 전보다 10.1% 하락하면서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가통계국이 별도로 발표한 70대 주요 도시의 지난달 신규 주택 가격도 전월 대비 0.7% 떨어지면서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2014년 10월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떨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대책에도 수요 회복엔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 소비와 달리 산업생산도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보다 5.6% 증가하면서 예상치(6.2%)보다 낮았다. 산업생산이 크게 뛰어오른 4월(6.7%)과 비교해도 둔화한 셈이다.
국가통계국은 5월 경제 지표를 두고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고, 주요 지표가 반등했다”면서도 “경제 반등을 가로막는 어려움과 도전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제 지표가 ‘뒤섞인’(mixed) 그림을 그렸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2.5%)를 10개월째 동결한다고 밝혔다. 미국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약세를 보이는 위안화 환율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일 발표되는 대출우대금리(LPR)도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LPR은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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