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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북한 보유 핵탄두, 1년 새 30→50기… 조립 가능도 9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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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싱크탱크 SIPRI, ‘2024 연감’ 공개]
“북, 핵무기용 고농축우라늄도 생산 중 추정”
중국도 핵전력 증강… “핵탄두 410→500기”
“10년 내 중 ICBM 보유, 미·러 수준 될 수도”
한국일보

2022년 4월 25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인민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도중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등을 탑재한 이동식발사차량(TEL)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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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현재 핵탄두 50기를 보유 중이며,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도 총 90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해외 싱크탱크 분석이 나왔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20기, 20~40기 더 늘어난 수치다. 또 중국이 10년 내에 미국이나 러시아에 맞먹는 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북한 핵 프로그램, 여전히 국가안보 전략 핵심"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년도 연감(SIPRI Yearbook)’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SIPRI는 “올해 1월 기준으로 북한이 약 5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고, 총 90기의 핵탄두에 도달하는 데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앞서 SIPRI는 지난해 6월 발표한 ‘2023년도 연감’에서는 북한의 핵탄두 보유 수를 30기로, 조립 가능한 핵탄두는 50~70기로 각각 추산했었다.

물론 이 수치는 제한적 정보에 근거해 산출한 추정치일 뿐, 북한의 실제 핵탄두 보유량은 매우 불확실하다. 다만 SIPRI는 ‘핵탄두 50기 보유’ 관측과 관련, “한국(2018년)과 미국(2020년)이 최근 공개한 정보 평가에서 언급한 20~60기 범위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신빙성 있는 분석 결과임을 에둘러 강조한 셈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해 왔지만, (이제는) 핵무기용 고농축우라늄(HEU)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의 군용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

중국이 2022년 8월 4일 미상의 장소에서 대만 주변 해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관영 CCTV를 통해 공개된 화면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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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사용 가능 핵탄두 증가세... 매우 우려"


중국의 핵전력 증강 움직임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SIPRI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지난해 1월 410기에서 올해 1월 500기로 늘어났고,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시점에서 미국의 ‘사용 가능’ 핵탄두 3,708기, 러시아 4,380기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러나 조만간 미국과 러시아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IPRI는 “앞으로도 중국의 핵탄두 비축량이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훨씬 적긴 하겠지만, 중국의 군사력 편성에 따라 10년 안에 최소한 두 나라만큼 많은 수의 ICBM을 보유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평시에 소량의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스 M. 크리스텐슨 SIPRI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빠르게 핵무기를 확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 세계 핵 보유국의 핵탄두 총량은 총 1만2,121기로 집계됐다. 1년 전(1만2,512기)에 비해 소폭 감소했는데, 이 중 미국과 러시아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돼 해체를 앞둔 것들(퇴역 핵탄두)까지 포함하면,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5,044기, 5,580기를 보유 중이다.

문제는 퇴역 핵탄두를 제외한 ‘사용 가능’ 핵탄두의 경우, 오히려 지난해(9,576기)보다 9기 늘어난 9,585기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등으로 글로벌 안보 환경이 악화하면서 핵 군비 통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냉전시대 무기의 점진적 해체로 전 세계 핵탄두 총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운용 가능한 핵탄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돼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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