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직후인 지난 2021년 2월 ,미얀마 양곤에서 한 불교 승려가 시위대의 행진을 지켜보며 스마트폰을 들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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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쿠데타 이후 점차 수세에 몰리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이번엔 인터넷에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17일 AP통신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군부는 최근 VPN(가상사설망)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와 함께 VPN 사용자들에 대한 단속을 대대적으로 재개했다.
매체들은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5월 말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만달레이·바고 등 일부 지역에서 군정이 불시에 행인들을 대상으로 검문검색을 실시, 휴대전화에 VPN이 깔려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경이 보행자와 오토바이 등을 다 세워 소지한 스마트폰을 일일이 확인하고 VPN이 깔려 있는 경우 약 3만 짯(약 2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이를 내지 못할 경우 체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얀마 중부 에야와디주의 경우 휴대전화에 VPN을 설치한 시민 약 25명이 체포돼 과태료를 냈다고 전했다. 지난달 기준 미얀마 행정구역인 330개 타운십(구) 가운데 약 90개 타운십에서 인터넷이나 전화가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끌던 민선정부를 전복한 군부는 이후 인터넷·통신·언론을 통한 정보 접근 제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쿠데타 직후 군부에 맞서는 거리 시위 등의 투쟁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크게 확산하는 등 저항세력이 사이버 영역에서 승리를 거둔 탓이다.
전국 곳곳에서 민주진영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거센 반발과 저항에 부딪혀 사실상 내전과 다름없는 상태에 빠지자 군부는 특히 교전이 잦은 지역에선 인터넷과 통신을 아예 차단해버리기도 했다. 인터넷이 가능한 지역에서도 군부는 특정 소셜미디어와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있어 대다수가 VPN을 통해 우회해 접속해 왔다.
미얀마 주요 통신 사업자들은 AP통신에 지난달 미얀마 국토교통부의 지시로 페이스북·인스타그램·X(옛 트위터)·왓츠앱 및 VPN 서비스에 대한 접속이 금지됐다고 밝혔다. 미얀마 인터넷 사용자들도 지난 2주간 심각한 속도 저하로 "동영상이나 게시물 업로드·조회가 어렵고 메시지도 쉽게 보낼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AP통신은 자체적으로 24개 이상의 VPN 앱(어플리케이션)을 테스트 해 본 결과 단 하나의 앱만이 연결됐고 이마저도 속도가 매우 느렸다고 전했다.
민주진영의 임시정부에 해당하는 국민통합정부(NUG)는 지난 8일 이 같은 군정의 행태에 대해 "국민의 기본 인권을 제한하고 차단하는 행동"이란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NUG는 "테러리스트 군부의 통제에서 자유로운 곳에 독립적인 인터넷 네트워크를 계속 구축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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