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국방장관 “레바논 ‘석기시대’로 돌릴 수도” 살벌한 경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쟁 원치 않지만 모든 시나리오 대비”

경향신문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왼쪽)이 펜타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전면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26일(현지시간)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헤즈볼라 군사 조직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번 방문에서 미국 당국자들과 이스라엘 북부 안보 상황을 해결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레바논과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미국이 추구하는 ‘외교적 해결책’을 선호한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공세가 격해지면서 양측 간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하마스 지지를 선언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매일 국경 일대에서 충돌해 왔다. 지난 11일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양측의 충돌 수위가 격해졌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이 지난 19일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승인하고,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군사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며 양측이 곧 전면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주요 작전이 마무리되면 더 많은 병력을 레바논과 접한 북부 국경 일대 전선으로 이동 배치해 전면전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북부 전선을 방문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곳에서 최근 전면전 상황을 염두에 둔 훈련을 마친 제55 예비군 공수여단 장병들을 치하하며 “헤즈볼라와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이곳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3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치를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이 도전 역시 맞이할 것이다. 우리는 다면전을 치를 수 있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한편 갈란트 장관은 미국 방문을 마치며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담은 3단계 제안을 미 당국자들에게 제시했다고 말했지만, “길고 복잡한 과정”이라는 설명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다. 그간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대한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을 촉구해 왔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부해 왔다.

바이든 정부는 종전 후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가자지구를 맡기고, 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주권을 인정하는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PA를 통치 세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해 왔다.

이스라엘 연정 내 상당수 극우 민족주의자와 초정통파 유대교 세력은 성경에 나오는 이른바 ‘약속의 땅’에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수립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자국군을 가자지구에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갈란트 장관은 전후 이스라엘의 군사적 통치에 반대해 왔다.

갈란트 장관은 전후 가자지구 통치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조직의 감독하에 하마스를 제외한 팔레스타인인들이 맡되, 이스라엘군에 군사작전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5·18 성폭력 아카이브’ 16명의 증언을 모두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