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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홍해 후티 공격에 물류 막힐라…이케아 "차라리 미국에서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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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예멘 호데이다 인근 살레프항에서 지난달 12일 한 후티 반군 병사가 반군이 나포한 이스라엘 갤럭시호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아덴만에서 지난 13일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의심되는 미사일이 상선 1척을 공격했다고 당국이 밝혔다. 후티 반군은 하루 전인 12일에도 그리스 벌크선 튜터호를 드론 보트를 이용해 공격해, 미군 주도의 항로 안전 보호 노력에도 불구, 반군의 공격이 격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불렀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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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가구 공장'으로 불리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배송난에 시달리자 미국과 중남미에서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케아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관장하는 인터 이케아의 수잔 와이드주나스 글로벌 공급 매니저는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물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미국과 중남미 등에서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드주나스 매니저는 "북미에선 그동안 직접 생산 물량이 적었는데, 어떻게 늘릴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우리는 중남미에서 엄청난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미국에서도 (생산) 기회를 가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미 대륙에서 판매되는 이케아 제품의 10분의 1만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케아가 북미 현지 생산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후티 반군이 홍해를 공격하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의 위협이 높아진 게 결정적이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에 대응해 지원 사격을 내세워 홍해의 민간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중국 간 무역장벽이 강화되며 '세계화' 흐름이 역행하자 아시아 공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기업들에겐 위험 요인이 됐다.

이케아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해상 물류'에 의존해 현지로 배송된다. 미국과 달리 유럽과 중국에서 판매되는 이케아 제품은 대부분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와이드주나스는 "영구적 변화가 있고, 우리는 더 변덕스럽고 역동적 세상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특정 국가나 무역 경로에 대한 불건전한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현재 더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충격을 견뎌온 기업들 사이에선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이 또 다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홍해 상의 지정학적 불안정이 국제 해상 물류 비용을 끌어올리자 기업들의 배송비 부담도 커졌다. 와이드주나스는 "공급망 전반에 걸쳐 높은 압력을 받고 있다. 우리는 매우 신속하게 안전 재고 수준을 조정했지만 그 영향을 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케아 직원들 대다수가 올해 가을, 크리스마스 세일 및 블랙 프라이데이를 위해 주문을 예년보다 서두르고 있다. 이는 쇼핑 성수기를 대비해 몇 달 전에 비축하는 소매업체와 공급업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의 글로벌 해운항만 기업인 머스크의 빈센트 클럭 CEO(최고경영자)는 이달 초 고객들이 이미 올해 말에 배송할 상품을 선적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너무 이른 배송 주문이 글로벌 공급망을 막히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전세계 해상 화물의 약 5분의 1을 운송한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 13일에도 아덴만에서 우크라이나 소유 팔라우 선적 화물선 버베나호를 공격해 침몰시켰다. 버베나호는 말레이시아에서 목재를 싣고 이탈리아로 가다가 예멘 아덴 동쪽 98마일 해상에서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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