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총선 출마 선언…
유럽의회 선거 참패한 마크롱의 의회해산으로 대혼란…
6월30일·7월6일 조기총선 1·2차 투표 진행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겸 프랑스 사회당(PS) 의원이 15일 프랑스 중부 튈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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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올랑드(70) 전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달 말 치러질 프랑스의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의 돌풍을 일으키자 이를 저지하겠다며 직접 나선 것인데 정치권에선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르몽드 등에 따르면 올랑드 전 대통령은 과거 시장을 지낸 튈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선택한 지역구는 프랑스 중부의 코레즈로 자신이 19년 이상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정치 텃밭이다.
좌파 정당인 사회당 소속인 올랑드 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전임자로 지난 2012~2017년 집권했다. 퇴임 당시 지지율은 매우 저조했다.
대통령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이 다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내가 이 같이 예외적인 결정을 내린 건 예외적인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극우파의 위험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무관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은 지난 6~9일 진행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당인 중도 성향의 르네상스당에 압승을 거뒀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등을 선언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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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적인 상황이란 소수 정당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프랑스 극우 정당의 갑작스런 인기를 의미한다.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은 지난 6~9일 진행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당인 중도 성향의 르네상스당에 압승을 거뒀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등을 선언했다. 이에 프랑스는 오는 30일과 다음달 7일 조기총선 1·2차 투표를 각각 실시한다.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당선되려면 후보자는 등록 유권자 수의 25% 이상, 당일 총투표수의 50% 이상을 득표해야 한다. 당선인이 가려지지 않을 경우 1차 투표에서 등록 유권자 수의 12.5%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들이 2차 투표에서 맞붙는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후보가 2명 미만인 경우엔 상위 득표자 2명이 2차 투표의 후보가 된다. 2차 투표에서는 최다 득표자가 당선된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좌파 정당 연합인 신민중전선 후보로 나선다. 주요 공약으로는 민주주의 활성화와 부유세 재도입, 연금 개혁 재검토 등을 내걸었다. 총선에서 좌파 연합이 승리할 경우 총리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올랑드 전 대통령은 "나는 공화국의 대통령이었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출마했다"며 "어떤 사심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프랑스 정치권의 반응은 냉담하다. 에리크 뒤퐁 모레티 현 법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랑드의 총선 출마와 관련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마뉘엘 발스 전 총리도 "그가 왜 좌파 동맹에 왜 매달리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럴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주요 도시 곳곳에서 극우 정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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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결정으로 프랑스는 정치·사회·경제 등 전 분야에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정통 우파인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국민연합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제명 위기를 맞았다. "극우와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오랜 금기를 깨자 당 내부에서 반발 기류가 커졌고 대표를 제명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시오티 대표는 법원에 제명 결정 효력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가까스로 대표 자리를 지켰다.
프랑스 주요 도시에선 극우 정당 국민연합에 반대한다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집단인 극우 정당이 집권하면 모든 것이 끝"이라며 "자유가 없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가 일주일간 6% 이상 빠지는 등 2022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독일 국채와 프랑스 국채의 수익률 격차는 2017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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