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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日, 원자로 증설 허용 방침”… ‘원전 의존 감소’ 기조와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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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에너지 정책의 기본 방침을 수정해 노후화된 원자로의 폐로를 전제로 원전 증설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원전 의존도를 가능한 낮춘다는 기존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아사히는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에너지 기본방침’(기본방침) 개정과 관련해 경제산업성이 원자로 증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며 “노후화로 폐쇄하는 원자로가 있으면 그 만큼만 다른 원전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이라고 전했다. 현재 폐로를 결정한 일본의 원자로는 24기다.

세계일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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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성의 계획대로라면 원자로 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기본방침에서 ‘원전 의존도를 가능한 낮춘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는 점과 배치된다. 3년에 한번 개정되는 기본방침은 미래 전력원 구성 등을 종합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2014년 개정 당시 “지진 재해 전에 구상해 온 에너지 전략은 백지에서 재검토한다”고 선언했다. 직전 2021년 개정 때도 원전 의존도를 줄인다는 방침은 유지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원전 의존도 감소 방침에 역행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도 원전 건설에 부정적인 여론의 눈치를 보며 우회로 선택했다. 탈탄소사회 실현을 목적으로 지난해 각의(내각) 결정에 따라 제정된 ‘GX(Green transformation·녹색전환) 현실화를 위한 기본방침’에서 원자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면서 “차세대 혁신 원자로의 개발, 건설에 나선다”고 규정했다. 다만 건설 대상을 ‘폐로를 결정한 원전의 부지 내로’로 한정했다. 이번에 개정을 검토 중인 기본방침에서는 폐로 작업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원자로는 폐로 원자로를 운영하는 전력회사의 다른 부지 내에 건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아사히는 이런 방식을 규슈전력의 센다이원전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했다. 현재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규슈전력의 겐카이원전 원자로 2기를 충당하기 위해 센다이원전 증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아사히는 “(경산성은) 새로운 기본방침에 ‘증설’이라고 쓰지 않고, 기존 원자로를 다시 만든다는 의미의 ‘리프레시‘(refresh)로 표현할 방침”이라고 전하며 “원전 증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해 이런 여론을 자극하는 걸 피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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