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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

文정부, 종부세로 때려도 ‘내 집 마련’ 열망 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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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여당을 중심으로 ‘종부세 폐지’ 움직임이 관측되는 가운데 보유세 부담이 늘어도 ‘내 집 마련’ 욕구는 꺾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전 정부에서 종부세를 강화하고 공시가율를 높였지만 주택보유자 수는 그와 별개로 지속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강도 높은 주택 규제도 버티던 3주택자 이상 소유자의 수는 보유세가 높아지자 그 수가 결국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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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020년 2월 27일 업무보고에 입장하는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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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초반 정책 초강수에도 3주택자 이상 86만 웃돌아

조선비즈가 부동산R114와 통계청 ‘주택소유 가구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3주택자 이상 소유자의 수는 86만6460명에 달했다. 전체 주택소유자 수(1145만6266명) 중 7.56%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 전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에는 82만8729명(7.53%)이었다. 2년 새 3주택자 이상을 소유한 사람이 3만7731명 늘어난 것이다.

문 전 정부는 출범 초반부터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책을 쏟아냈다. 2017년 8.2대책을 발표하면서 규제지역을 신규 지정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부활시켰다. 담보인정비율(LTV)도 기존 70%에서 40%로 낮춰 대출의 문턱을 높였다. 하지만 8.2대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집값은 급등했고 주택 보유자의 수도 늘었다. 특히 3주택자 이상의 수는 2018년 기준 84만1694명(7.49%)을 기록했다.

그 다음 해인 2018년에는 한층 더 촘촘해진 규제책 9.13대책이 나왔다. 이 때부터 종부세를 손대기 시작했다. 조정 지역 2주택 이상 보유시 최고 3.2%를 중과하고, 조정 지역 외 2주택자와 고가 1주택 종부세율을 인상했다. 또 임대사업자도 종부세 대상으로 포함시켰고,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그래도 2019년 3주택자 이상 소유자 수는 86만6460명(7.56%)으로 정점을 찍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 정부 초반 보유세에 상당한 혜택을 주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했었다”면서 “정부에서 예상한 대로 시장이 흘러가지 않자 이를 2020년에 반대로 뒤집으면서 상당한 다주택자들이 정책 뒤집기의 피해를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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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와 한강 전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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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양도세 동시에 때리자 ‘똘똘한 한채’ 대세 됐다

굳건하던 3주택 이상 소유자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건 2020년부터다. 그해 6.17대책을 통해 종부세율를 대폭 높였다. 6.17대책의 경우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에 편입시켰고, 법인 보유 주택에 종부세 최고세율(2주택 이하 3%, 3주택자 이상 4%)을 적용, 6억원 공제도 폐지했다. 그러면서 법인 주택 양도세율을 다음해부터 10% 추가 인상하겠다고 했다. 이에 2021년 3주택 보유자 수는 81만9766명(6.80%), 2022년에는 81만5329명(6.67명)까지 떨어졌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법인 소유의 종부세율까지 높이자 사실상 다주택자의 퇴로가 사라진 것”이라면서 “차후 양도세율까지 높아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통을 감내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주목해야 할 건 1주택 소유자의 수다. 문 전 정부 5년 내내 내 집 마련에 나선 사람은 꾸준히 늘었다. 2017년 1주택자 수는 798만9444명, 2018년엔 815만2590명, 2019년엔 828만8426명, 2020년엔 853만9421명, 2021년엔 891만7391명, 2022년엔 907만8536명이었다.

특히 2021년에 37만명 가량이 늘었는데, 이는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채’로 집중한 현상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전체 주택 소유자가 2020년 1173만171명에서 2021년 1206만2871명으로 33만명 넘게 늘어 난 것을 보면 새로 주택 시장에 진입한 1주택자의 수도 크게 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 정부 중간에 다주택자·임대사업자 등록말소 등의 규제가 있어서 다주택자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세제 강화로 결국 ‘똘똘한 한채’가 시장의 트랜드가 된 것”이라고 했다.

전 정부는 주택시장 가격 안정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강도높은 정책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5년간 서울 집값은 거의 3배 가까이 폭등했다. 특히 ‘똘똘한 한채’ 집중은 강남과 강북, 지방과 서울의 양극화를 더욱 공고하게 했다. 주택 가격 오름세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들이 올라타면서 전체 주택 소유자 마저 크게 늘었다. 종부세를 포함해 규제 만으로 시장을 조절하려는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해석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종부세는 발생하지 않는 소득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라면서 “이미 집값 조절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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