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산재 사망자 추모의 날인 2022년 4월 28일 오후 서울 을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 대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무력화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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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난 2년 동안 해당 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17명 가운데 15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재계는 이 법을 두고 “사고 예방 효과는 적고 경영자를 과도하게 처벌하는 법”이라며 개정을 요구해왔지만,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11.8%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4일 발간한 ‘기소·판결 사례로 본 중대재해처벌법 핵심 체크포인트’를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검찰이 기소한 관련 법 위반 사건 51건 가운데, 판결이 난 사건은 17건으로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이들 17건 가운데 실형은 단 2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15건 모두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경총은 “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실형 2건은 각각 징역 1년형과 징역 2년형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영책임자 개인에게 벌금을 선고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벌금은 대표 개인이 아닌 법인에 부과됐다. 그동안 재계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사업주를 과도하게 처벌하는 법이라고 반발해왔지만, 실상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상황이다. 중대재해 발생 전력이 없고, 최소한의 업무절차를 마련한 경우에는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사고 예방 효과가 없다는 재계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용노동부의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2021년 828명이었던 산업재해 사고사망자수는 지난해 598명으로 2년 새 27.8% 감소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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