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집값 연간 1.8% 하락 예상
지난 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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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홍 모 씨는 최근 신혼집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구축 아파트를 매수했다. 최근 석달간 부동산 강의를 듣고 조원들과 스터디까지 진행하며 부동산 공부를 나름대로 한 홍 씨는 현시점이 아파트 매수 적기라고 판단했다. 지난 7일 매도인 계좌로 가계약금을 넣은 홍 씨는 “물론 집값이 오르면 좋겠지만 떨어져도 내가 실거주하는 보금자리니까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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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거주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울 강서구에서 인천 서구로 거주지를 옮긴 40대 직장인 주 모 씨는 치솟는 물가에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주 씨는 “요새 분식집에 가서 라면에 김밥만 먹어도 1만원은 훌쩍 넘어요”라며 “솔직히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것 같아요”라고 토로했다. 아직 미혼인 주 씨는 전세로 거주하며 굳이 내집 마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주 씨는 “만약에 전 재산을 넣어서 집을 샀다가 집값이 내려가면 잠도 안 올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민들의 주택 매수 판단이 제각각인 가운데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세가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오후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이들은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0.5% 하락한 가운데 연간으로는 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은 0.5% 하락하고, 비수도권은 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매가 하락 전망 이유로 4가지 요인이 꼽혔다. 첫째, 가격 상승을 끌어내기에는 절대적인 가격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둘째, 금리 인하 폭이 시장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전반적인 경기가 둔화세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신생아 특례 대출 잔액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이유로 언급되었다.
다만 건산연이 이날 발표한 전망치는 지난해 말 제시한 수치보다는 하락 폭이 줄어든 것이다. 건산연은 지난해 11월 2024년 부동산 경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전국 주택 매매가가 2.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전망 조정에 대해 “상반기 정책금융상품에 의한 유동성 유입과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당초 예상보다 시장 친화적인 정책들이 논의되면서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소비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정책이 향후 부동산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김 부연구위원은 “지난 총선에서 언급한 여야 후보들의 주요 공약 중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방안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시장이 재차 급락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정책 요인이 유입돼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매매가와 달리 전세가는 상반기 0.2% 오른 데 이어 연말까지 2.8% 추가 상승하며 연간 3.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연구위원은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수요 유입이 예상되며 연간 입주 물량이 작년보다 소폭 감소할 예정”이라고 하반기 전세가 상승 쪽에 무게를 둔 이유를 설명했다.
건설 경기 전망을 발표한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 및 건설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며 건설기업은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 관리, 기술 투자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제고 방안 모색,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지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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