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美 대학강사 4명, 대낮 중국서 흉기에 찔렸다…中 외교부 "우발사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10일 중국 지린성 지린시 베이산공원에서 괴한에게 칼로 피습당한 피해자들이 쓰러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미국 대학 강사 4명이 대낮에 흉기에 찔려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ABC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코넬칼리지 측은 강사 4명이 '중대한 사고'로 부상 당했다고 발표했다. 피습 사건은 이 학교가 자매결연을 한 중국 베이화(北華)대학이 위치한 지린시의 베이산(北山) 공원에서 발생했다.

습격을 당한 강사들은 사건 발생 당시 현지 교직원과 동행 중이었다. 피해자 중엔 아담 자브너 아이오와 주 의원의 형 데이비드 자브너도 포함됐다. 이들은 당일 현지 사찰을 방문하던 중 칼을 든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고 외신들은 밝혔다. 범인은 잡히지 않은 상태로, 중국 공안이 용의자를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는 11일 X(옛 트위터)에 성명을 발표하고 “이러한 충격적인 공격에 대응을 위해 아이오와 주의 연방 대표단과 국무부에 연락을 취했다”며 “그들의 완전한 회복과 안전한 귀국, 이곳 고향의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리아네트 밀러 믹스 아이오와주 하원의원도 X에 “피해자들이 우선 부상에 양질의 치료를 받고 의학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식으로 중국에서 나올 수 있도록 보장할 적절한 문제에 대해 미국 대사관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피습 사건이 외교 갈등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듯 중국 당국은 당황하는 분위기다. 중국 현지 매체와 소셜네트워크(SNS)에 관련 소식은 개시 즉시 모두 검열로 삭제된 상태라고 홍콩 명보가 11일 보도했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화 대학의 외국인 강사 4명이 10일 오전 베이산 공원 방문 중 습격을 당했다”며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사건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범죄 동기와 피의자 신분등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우발사건”이라고만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베이산 공원의 직원은 명보에 사건이 10일 12시께 발생했으며, 폭염으로 매우 많은 시민이 공원을 찾은 상태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사건 직후 부상 당한 강사 4명은 공원에서 약 1㎞ 떨어진 지린시 제3 인민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X에 유포된 현장 영상에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보도에 누운 모습이 담겨있다. 연한 파란색 반소매 상의를 입은 중년의 백인 남성은 옆으로 누워 오른손으로 옆구리를 감싸고, 왼손으로는 휴대전화를 꺼내 통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른 남성은 상의 아래가 피로 물든 채 휴대전화를 꺼내 구조 요원에게 보여줬다. 검은 옷을 입은 여성 부상자는 복부를 가린 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중앙일보

10일 중국 지린성 지린시 베이산공원에서 괴한에게 칼로 피습당한 피해자들이 쓰러져 있다. X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사찰과 강, 숲이 있는 해발고도 270m의 도심 공원이다. X에는 이번 사건을 청나라 말기 외국인 배척 운동인 의화단에 비유하는 글도 등장했다. 한 네티즌은 “절대로 의화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웨이보의 아이디 '후란이저우(忽然亦周)'는 "베이산 공원에 도대체 어떤 뉴스가 발생했나? 당국이 발표하지 않는 소식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진짜 발생한 것"이라고 당국의 보도 통제를 비난했다.

AP통신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향후 5년 동안 5 만명의 미국 청소년을 중국으로 초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미국 국무부의 여행 경고로 미국인들이 중국 방문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