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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법 왜곡 판검사 처벌법’ ‘판사 선출제’ 꺼내든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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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 리스크 커지자 법원·검찰 압박

조선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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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기지사 방북 대가로 쌍방울에 대북 송금을 대납시킨 혐의에 대해 1심 법원이 지난 7일 유죄를 선고하면서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한층 더 커졌다”는 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이 사건 수사 검사에 대한 특검 수사와 탄핵 소추는 물론 ‘판·검사 법 왜곡죄’ 도입 등 검찰과 법원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입법론이 쏟아졌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법원 판결을 믿을 수 없다며 ‘판사 선출론’까지 제기했다.

민주당은 10일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에 앞서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정한 소속 의원 회의를 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속도감 있는 법안 처리’와 ‘검찰 개혁 집중’ 등 법사위 활동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엮기 위한 검찰의 조작 수사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대북송금 특검법’ 등 각종 준비 법안을 차례로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 회의에 불참하더라도 법안 심사·처리를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민주당은 법사위에 정청래·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이성윤 의원, ‘처럼회’ 소속 강경파 김용민 의원,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로 불리는 박균택·이건태 의원 등을 배치했다.

우선 민주당은 이성윤 의원이 지난 3일 대표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법은 검찰이 이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끌어내기 위해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또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 사건 수사 검사와 검사장을 탄핵 소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151석) 찬성으로 의결돼 민주당(171석)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검사가 탄핵 소추되면 헌법재판소의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민주당은 ‘검찰 압박용’ 추가 입법도 여러 갈래로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검찰개혁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 7일 수사기관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증거를 조작하거나 위증을 강요한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수사기관 무고죄’ 신설 법안(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제기하고 민주당도 가세했던 이른바 ‘술자리 회유’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판사나 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 당사자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만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의 ‘법 왜곡죄’를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죄가 신설되면 수사나 재판에 불만을 품은 피의자의 검사·판사 고발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로 내정된 김승원 의원은 검사 회유 의혹 등에 대한 법원의 직권조사 의무화, 수사 중인 검사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검사 기피제’ 도입, 검사가 피의자·피고인의 정당한 이익도 옹호해야 한다는 ‘객관 의무’ 위반 시 처벌하는 법안 등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은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는 양심선언이 나왔으면 판사는 그 말이 진짜인지 변론을 재개하고 직권조사를 해야 하는데 이화영씨 사건은 (법원이) 이런 절차 없이 바로 선고를 해버려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 1심 판결 선고 이후 민주당의 ‘법원 때리기’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전 부지사 사건에서 검찰 측 증인 진술 등에 대해 신빙성을 인정한 판사를 비판한 한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심판도 선출해야”라고 썼다. 법관을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또 이 전 부지사 사건 1심 재판부를 비판한 김승원 의원 글을 공유하며 “저런 검사에 요런 판사라니”라고 쓴 글도 올렸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겨누는 검찰 다음 타깃이 법원임을 예고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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