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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5일 전 쓴 유서 올린 유재환… “죽다 깨어나, 지금이라도 읽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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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작곡가 겸 방송인 유재환(35)씨가 올린 게시물. 그는 이와 함께 5일 전 작성했다는 유서 형식의 글을 첨부했다. /뉴스1,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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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비 사기와 성희롱 의혹 등에 휘말렸던 작곡가 겸 방송인 유재환(35)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음을 암시하며 직접 작성했던 유서 형식의 글을 공개했다. 이어 “죽었다 깨어나 보니 진심으로 변제하고 싶다”며 피해보상 의사를 밝혔다.

유씨는 10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2024년 6월 10일 다시 살아나 버린 날”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유서를 쓰고 예약하기 지정을 안 해서 5일 전의 세상을 등진 나를 설명할 방도가 없지만 지금이라도 읽어 보시겠냐”며 게시물 본문에 유서 형식의 장문을 덧붙였다. 유씨가 언급한 ‘5일 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 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이다.

해당 유서는 “저는 그만 인생에서 하차하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유씨는 “어린 나이에 과분한 사랑도 받아봤고 나이 들어 대국민 분노도 받아봤다”며 “무엇이든 다 받았던 그 경험이 저에겐 가장 잊지 못할 추억들일 것”이라고 썼다. 이어 동료 연예인들의 이름을 나열한 뒤 “보고 싶은 사람도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막상 가려니 뭐가 이렇게 보고 싶고 그립고 아련한지 눈물만 나지만 꾹 참고 가려 한다”고 했다.

작곡비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도 있었다. 그는 “가진 돈이 4000원뿐이라 환불 못 해줘서 너무 미안하다”며 “170여 명 되는 사람의 작곡을 혼자 하려니 이것부터 말이 안 되는 부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는 마당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그러나 음원이란 걸 모두 가져보게 하는 것은 진심이었다는 걸 기억해달라”고 덧붙였다.

또 “어쩌다 제 인생이 이렇게 망가졌을까. 제 언행이 문제였던 것 같다”며 “오랜 기간 수면제 섭취로 인해 판단 장애도 오고 인지능력 저하도 오고 참 말 못 하게 못난 지난 날이었다”고 말했다. 말미에는 “어려운 이야길 마치려니 아쉽기만 하다. 더 행복한 나날은 없을 듯해 맘 굳게 먹고 작별 인사하려 한다”며 “말을 끝내려니 눈앞으로 죽음이 다가온 것 같아 솔직히 두렵다”고 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는 유씨가 지난주부터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는 상태가 회복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유씨는 “5일 동안 꿈꾸다 왔다”며 이 유서를 공개한 것이다. 그러면서 “피해자분들, 제가 죽었다 깨어나 보니 진심으로 변제하고 싶다”며 “너무 많은 욕은 하지 말아 달라. 이런 걸로 동정 이미지 추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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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티즌들이 유씨에게 받았다며 공개한 다이렉트메시지(DM) 내용.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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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씨는 지난 4월 예비신부 정모씨와의 결혼 소식을 알리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직후 온라인상에서 ‘유재환이 무료 작곡을 해준다면서 현금을 편취하고, 정작 작곡은 해주지 않았다’는 취지의 폭로가 이어지며 사기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유씨가 내 몸을 만지고 ‘너에게 진심이다’라고 하더라”라는 한 여성 피해자의 주장까지 나오며 성추문까지 제기됐다. 유씨는 결혼 발표 후 이 여성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 정씨는 여자친구가 아니고 배다른 동생”이라는 해명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씨는 지난달 1일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여러분께 드린 실망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성희롱 의혹에 대해서도 “본의 아니게 몇몇 여성 지인분께 오해와 마음의 상처를 드려 정말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유씨가 또다시 여성에게 접근해 음악 작업을 제안했다는 폭로가 나와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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