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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50년 넘은 확성기 갈등…9년 전엔 전면전 직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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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과거 전방에서 실시된 확성기 이동 및 설치 모습. 합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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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대북 확성기 ‘심리전’을 둘러싸고 50년 넘게 갈등과 충돌, 타협을 반복해왔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박정희 정부 때인 1963년부터 시작돼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에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됐다. 이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2015년 8월), 북한 4차 핵실험(2016년 1월) 등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높아졌을 때마다 재개와 중단을 거듭했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으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 전까지 한국군은 군사분계선에 가까운 최전방경계부대에서 고정식 확성기와 차량에 싣고 다니는 이동식 확성기를 40여곳에서 운영했다.



1960~80년대엔 북한군의 귀순을 유도하기 위한 정치적 내용들이 많았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남쪽의 북한 관련 뉴스와 기상정보, 대중가요 등을 방송했다. 9일 재개된 확성기 방송에선 ‘자유의 소리’ 라디오 방송을 송출했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해 확성기를 포격까지 할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2015년 8월에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사건에 맞서 한국군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이 경기 연천군 28사단 최전방에 배치된 확성기를 겨냥해 고사총 1발과 직사화기 3발을 발사했다. 이에 한국군이 포탄 발사 추정 지점을 향해 155㎜ 자주포 28발로 대응 사격을 실시하자, 북한은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면서 남북이 전면전 일보 직전까지 갔다. 이때 먼저 대화를 제안한 쪽은 북한이었다. 사흘간의 협상에서 북한은 목함 지뢰로 남쪽 군인들이 부상당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면서까지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요구했다. 북한이 체제 내부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확성기 방송을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된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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