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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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애플이 ‘인공지능(AI)’을 이야기할까. 지난해 애플은 인공지능 광풍 속에 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혼합현실 기기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인공지능’을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애플이 새 전략을 발표하며 빅테크 인공지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시가총액 3조원을 돌파한 인공지능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은 오는 10일부터 닷새간 이어지는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자체 인공지능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매해 6월 열리는 세계개발자회의는 애플이 전 세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최신 개발 기기의 새 기능 등을 발표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춘 iOS18 등 차세대 운영체제(OS)를 공개하고, 향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아이폰과 맥 등 하드웨어에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은 향후 애플의 제품 전반에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애플의 새 전략은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사용해 알아서 결정을 내려주는 ‘인공지능 비서(에이전트)’ 기능과 애플의 자체 음성 비서 시리를 접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인공지능 전략이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라 불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미지나 동영상 생성 기능보다 앱을 더 잘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요약·답변 기능 등이 제공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애플은 오픈에이아이와 협력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 등은 지난달 중순 애플과 오픈에이아이가 계약을 체결하고 차기 아이폰 운영체제에 오픈에이아이의 인공지능 챗봇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애플까지 인공지능 경쟁에 본격 뛰어들면서 소수 빅테크의 인공지능 독점 논란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7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엔비디아·엠에스·오픈에이아이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압도적 자금력과 점유율을 앞세운 이들 인공지능 기업이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는지 들여다보겠다는 목적이다.
미 법무부는 “인공지능 기술 권력이 집중된 회사들을 긴급 조사해야 할 시점”이라며 “인공지능 산업의 급소(choke point)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도 거대 인공지능 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미 미국·유럽 등지에서 운영체제와 모바일 기기 호환으로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해 반독점법 위반했다는 혐의로 규제 대상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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