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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탈북단체, 대북전단·'임영웅 USB’ 보내...접경지 주민들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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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6일 새벽 대북전단 20만장을 경기도 포천에서 추가로 살포했다고 밝혔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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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단체가 6일 경기도 접경지대에서 ‘대북 전단’을 북한 상공으로 날려 보냈다.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이날 “경기도 포천에서 오전 0~1시 사이에 풍선 10개를 이용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정권을 고발하는 전단 20만장, K팝·나훈아·임영웅 노래와 드라마 ‘겨울연가’ 동영상 등을 저장한 USB 5000개, 1달러짜리 지폐 2000장을 담았다고 한다. 군은 이 풍선 일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 상공에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

북한은 지난 2일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조건부로 중단하면서 ‘남측이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100배로 보복하겠다’고 예고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현재 북한의 도발 징후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대북 전단 살포 이후 북한의 GPS 교란 공격에 노출돼 조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서북 도서 등 접경 지역 주민 일부는 북한이 추가 대응에 나서지 않을까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군사위성 발사와 오물 풍선 살포, GPS 교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대남 도발에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다.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북한이 무력 도발, 테러, 심리전 등이 결합한 하이브리드전(戰)을 전개했다고 분석된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4일 9·19 군사 합의 전체를 효력 정지시키고 전방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복원 준비를 마쳤다. 언제든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준 것이다. 그다음 날에는 미 전략폭격기 B-1B가 7년 만에 한반도 상공에서 정밀 유도 폭탄 ‘합동직격탄(JDAM)’의 실탄 투하 훈련을 우리 공군과 함께 진행했다. 9·19 합의 효력 정지를 계기로 해병대는 이달 중 서북 도서에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로켓포 실사격 훈련을 할 계획이다. 미 항공모함이 참여한 한·미·일 해상 연합 훈련도 이달 중에 예정돼 있다.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가 이뤄진 이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군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오물 풍선’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1년 치 대남 풍선을 1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쏟아부었다”며 “풍선과 타이머 등 물품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감내하기 어려운 조처를 할 것”이라면서 ‘추가 도발 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예고한 것도 북한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은 북한이 다른 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언제든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 결심만 남았다”고 했다. 이달 중 서북 도서에서 이뤄질 우리 해병대의 실사격 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서해 NLL 일대에서 해안포 도발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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