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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박모씨(56세)는 최근 시야에 들어오는 물체들이 찌그러져 보여 결국 안과에 갔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1주일 넘도록 증상이 이어지자 병원을 찾은 것이다.
박씨는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의사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의사는 그에게 ‘황반변성’ 진단을 내렸다. 심해지면 시력을 잃게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단 이 병에 걸리면 완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고위 공직자 출신인 한 대학교수도 올해 초 황반변성 판정을 받고 치료중이다.
이처럼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환자가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 환자수가 10년새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황반은 시각신경이 집중돼 있는 망막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빛을 가장 선명하고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부위다. 황반은 사람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황반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황반변성이다. 황반이 변형되면 물체가 구부러지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대부분 환자는 건성에 속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습성으로 악화될 수 있다. 황반이 위치한 망막 아래에 신생 혈관이 생기는 것이 습성 황반변성이다. 신생 혈관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터지기 쉽다. 잦은 출혈이 생기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황반변성 [사진출처 = 삼성서울병원] |
이 질병은 흔히 노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60~70대 이상에서 발병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50대, 심지어 40대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식습관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소 의외이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챙이 배’ 체형인 사람일 수록 각종 성인병 뿐 아니라 황반변성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회식을 자주 하는 직장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올챙이 배’는 팔·다리는 말랐는데 배만 볼록 튀어나온 체형을 일컫는다. 이른바 복부비만과 깊은 관련이 있다.
호주 멜버른대 연구팀에 따르면, ‘허리-엉덩이 비율(WHR)’이 0.1포인트 상승할 때 노인성 황반변성 발병률이 무려 75% 증가했다. 이는 40세 이상 2만1000명을 장기간 조사한 결과다.
복부비만이 어떻게 황반변성과 연결될까.
연구팀에 따르면 복부에 쌓인 지방이 혈액에 녹아든 후, 눈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층(맥락막)에 찌꺼기를 형성시킨다. 이 찌꺼기가 황반 주변에 쌓이면 핏줄이 막힌다. 따라서 찌꺼기를 우회하는 신생혈관이 생겨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신생혈관을 동반한 황반변성이 다름아닌 습성 황반변성이다.
따라서 식습관 개선, 체중 조절, 근력 운동 등으로 ‘올챙이 배’ 체형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시력검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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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반변성은 일단 걸리면 완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우선 50대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망막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도근시가 황반변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은 만큼,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은 젊을 때부터 안과 검진을 자주 받아야 한다.
눈 영양제 복용, 자외선 노출 최소화도 예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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