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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경복궁 아래에 조선왕조 ‘보물’이 감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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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첫 언론 공개

현재 경복궁 주차장 지하에 존재

19개 방에 8만 8000여 조선왕조 유물 보관

박물관 “과밀화 심각···통합관리센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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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서남 구역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시작해 지하를 내려가자 구불구불한 길이 나왔다. 텅빈 복도 천장에는 각종 배관이 있고 곳곳에 거리를 표시하는 숫자가 적혀 있다. 여러 겹의 보안 문도 통과했다. 300여m를 걸었을까. ‘보물 창고’에 도착했다고 한다. 위치는 대략 경복궁 동남 구역에 있는 주차장 아래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2005년 현 위치에 개관 이후 처음으로 수장고를 공개했다. 상위 기관인 국가유산청이 지난 5월 17일 공식 출범한 것을 계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수장고가 왜 여기에 있을까. 일본제국주의자들이 경복궁을 헐어내고 조선총독부 청사를 지을 때인 1926년 팠다는 벙커가 시초라고 한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중앙청의 벙커로 사용됐고 이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도 변신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2005년 현재 위치에 입주하면서 이의 수장고가 됐다.

현재 지하 수장고 16곳이 있고 별도로 국립고궁박물관에도 3개의 수장고가 있다. 여기에는 총 8만 8000여점의 유물이 보관돼 있다. 대부분 조선왕조 시대의 유물이다. 그중에는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을 비롯한 국보 4건, 보물 27건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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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에서 이날 언론에게 공개된 곳은 10 수장고와 11 수장고, 그리고 19 수장고(열린 수장고)다. 10 수장고는 조선왕실의 어보·어책 등 600여점을 보관한 공간이다. 오동나무로 짠 수납장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유물들이 눈길을 떼지 못하게 했다.

바로 옆인 11 수장고는 조선 왕조에서 사용한 궁중 현판(편액) 700여점이 모여 있다. 정조의 부친 사도세자의 사당인 ‘경모궁’(景慕宮) 현판이 특히 관심을 모았다. 다만 손상이 심해 테두리의 절반 가까이가 떠어져 나간 상태다.

이어 다시 돌아온 박물관 내 열린 수장고에서는 영조 시기 후일 정조가 ‘왕세손’에 오를 때 사용된 각종 의례용 유물이 특별 공개했다. 옥인(玉印), 죽책(竹冊), 교명(敎命)등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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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점은 없을까. 예상했듯이 수장고의 과밀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국립고궁박물관 측은 “5월 현재 수장고 시설 대비 유물 보관 현황을 계산한 포화율은 160%에 이른다(정상적인 보관가능 규모의 1.6배를 보관하고 있다는 의미)”며 “보존처리나 수리, 전시, 교육 등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위치한 경복궁이라는 제한 때문에 시설을 새로 만들기가 어렵다. 박물관 측은 “전체 수장품 가운데 매년 2%씩만 전시 공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곳 수장고가 관리하는 대상은 서울 시내 조선시대 5대 궁궐과 종묘, 그리고 왕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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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취지다. 다만 조선왕조 유물이기 때문에 장소적인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관리 시설이 서울 인근을 벗어날 수 없다는 취지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포화도를 낮추고 제대로된 관리를 위해 왕실 유물 통합관리센터 건립 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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