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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imazine] '환상의 낙원' 사이판·티니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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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레포츠 '천국'

연합뉴스

티니안 타가비치[사진/백승렬 기자]



(사이판=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절벽 위에서 에메랄드빛 바다에 풍덩 몸을 던지고 투명한 물속 깊이 햇빛이 비치는 바닷속을 헤엄친다.

무역풍에 돛을 맡긴 전통 카누를 타고 바다를 가른다. 바다에서 놀다 지치면 스포츠카를 타고 야자수와 울창한 열대림이 늘어선 도로를 달린다.

이 같은 힐링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사이판, 티니안은 14개의 유인도와 무인도로 구성된 서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의 주요 섬으로, '환상의 낙원'으로 불린다.

사이판은 에메랄드빛 바다색과 오묘한 색깔의 산호초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섬이다.

미국령 북 마리아나제도 연방에 속한 14개 군도 중 가장 크며, 수도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 10분의 1의 크기로 남북을 가로지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0분 정도이다.

사계절 기분 좋은 열대 기후와 깨끗한 해변 등 휴양지로서 멋진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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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라오라오 골프장[사진/백승렬 기자]



◇물놀이, 미식, 공연, 쇼핑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리조트

여행은 휴식을 위한 힐링 여행도 있고 여러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도 있다.

사이판의 리조트는 여러 곳을 다니지 않고 힐링 여행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사이판은 작은 섬이어서 공항에서 숙박시설까지 10분~30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숙박시설이 수영장과 프라이빗 해변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해양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취재자가 첫날 묶은 '크라운 플라자 리조트 사이판'은 공항에서 내려 20분 만에 도착했다.

사이판의 가장 아름다운 마이크로 비치에 있다.

사이판 전통 아타리 디너쇼, 키즈클럽, 3개의 수영장, 수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버라이어티 리조트다.

그림 같은 풍경과 더불어 스노클링,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 체험 다이빙 등의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마나가하섬까지 10분 거리의 상품도 운용한다.

이틀째 묶은 '사이판 월드 리조트'는 15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하는 뷔페 월드 등 다양한 레스토랑과 바가 있다.

특히 리조트 내 대규모 물놀이 시설인 웨이브 정글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투숙객들은 해 질 녘이면 해변으로 나와 필리핀해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휴대전화로 기념 촬영을 하며 추억을 남긴다.

만찬을 하면서 전통 공연을 관람하며 황홀한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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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크라운 플라자 리조트 사이판', '사이판 월드 리조트', 사이판 전통 '아타리 디너쇼', 리조트 객실[사진/백승렬 기자]



◇렌터카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해안을 즐겨보자

멋진 스포츠카를 빌려 풍광이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달려보는 것은 사이판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섬 서쪽 남북으로 가로지른 비치로드를 달리면 필리핀해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볼 수 있다.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를 지나 북쪽 만세절벽 쪽으로 가는 도로는 야자수 가로수 사이를 달리며 태평양을 절벽 아래로 바라볼 수 있다.

만세절벽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섬 동쪽으로 가면 사이판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사이판 사인' 조형물이 나온다.

조금 더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사이판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로 전 세계의 다이버들이 꼭 한번 가 보고 싶어 하는 곳인 '그로토'가 나온다. 경사가 심하고 미끄러지기 쉬운 117개의 계단을 내려가면 작은 동굴이 있다. 굴 사이로 보이는 푸른 물빛만 보아도 왜 이곳이 그렇게 사랑받는지 알 만하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운 물빛이 동굴 안을 신비롭게 채우고 있다.

물속으로 들어가면 세 개의 터널이 있는데, 그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물빛을 볼 수 있다.

매독 곶 남쪽 끝에는 자그마한 섬인 새섬이 있다. 전망대에 서면 부드럽게 굴곡진 해안과 새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석회암 지형인 이 섬에는 새가 둥지를 틀기에 적합한 작은 구멍이 많다.

그 때문에 해 질 무렵이면 수많은 새가 섬 주변으로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섬 주변의 해안선으로 밀려드는 파도의 모양이 날갯짓하는 새의 형상과 비슷해서 '새섬'이라고 불린다.

섬의 모양이 육지를 향해 웅크리고 있는 거북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거북 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새섬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주상절리의 바위 절벽이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닮은 산후안비치가 나온다.

물이 깊지 않아 관광객들은 맑은 물속을 걸어 악어 입 모양의 바위까지 걸어가기도 한다.

산후안비치에서 섬 중앙으로 가다 다시 동쪽 해안으로 내려가면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사이판 호스 코스'가 나온다.

이곳에서 말을 타고 바닷가로 나가면 말을 타고 백사장을 거닐거나 달릴 수 있는 마린비치가 있다.

탱크비치, 드래곤타일비치, 포비든 아일랜드 등 절경의 해안과 백사장이 해안을 따라 즐비하게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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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사이판 렌터카 여행, '그로토' 수상체험, 산후안비치, 승마체험[사진/백승렬 기자]



◇타포차우산 정상

여행 둘째 날 이른 아침 열대우림이 우거진 사이판 중앙에 있는 해발 474미터의 타포차우산에 올랐다.

사이판섬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비포장도로를 따라 사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정상에는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커다란 예수상이 서 있다.

예수상 옆 전망대에는 2차대전 당시 전투 상황을 사진과 글로 설명한 표지판이 5개 있다.

산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사방으로 트여 섬의 360도 전경을 볼 수 있다.

서쪽으로는 가라판과 마이크로 비치 앞에 떠 있는 마나가하섬이, 동쪽으로는 태평양의 거친 파도가, 남쪽으로는 공항과 티니안섬이 보였다.

날씨가 좋아 에메랄드빛 바다색과 주변 섬들이 가깝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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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포차우산 정상[사진/백승렬 기자]



◇전통 카누를 타고 에메랄드빛 바다를 가르다

타포차우산을 내려와 차모로 전통 카누문화 복원센터인 '500세일즈'를 방문했다.

500세일즈는 마리아나 제도 카누 문화 복원운동을 벌이며 직접 카누를 제작하는 피트 페레즈가 아내인 엠마 페레즈와 함께 2014년에 공동 설립한 회사이다.

이들은 카누 문화를 지역 사회에 알리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사이판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무료 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나 오는 7월부터는 사이판 숙박업체와 연계한 유료 프로그램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복원된 전통 카누는 돛을 달고 바닷바람에 의존해 이동하는 범선이다.

무역풍을 받아 15분 동안 에메랄드빛 바다를 질주한 체험은 짜릿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짭짤한 바닷물이 피부와 후각을 자극해 해양 스포츠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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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카누 체험[사진/백승렬 기자]



◇골퍼들을 위한 테마 여행

사이판에는 한국기업이 운영하는 2개의 골프장과 일본기업이 운영하는 1개의 골프장 등 모두 3개의 골프장이 있다.

라오라오베이 골프 코스는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골퍼 그레그 노먼이 설계했다.

섬 동부의 해안선을 따라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살려 디자인한 이스트 코스가 한국 골퍼들에게 크게 인기가 있다고 한다.

코랄 오션 골프 코스는 미국 PGA 프로 월드 클래스 챔피언 래리 넬슨이 디자인한 사이판 유일의 LPGA 규격 18홀 코스를 갖추고 있다.

해안가를 따라 설계돼 있어 골프를 치며 해안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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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골프 여행[사진/백승렬 기자]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하는 별빛투어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 가요"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밤이 되면 가로등 불빛도 없는 사이판섬 북쪽 해안 절벽이나 시야가 트인 언덕 넓은 곳에는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하려는 관광객의 별빛투어로 북적인다.

새섬과 만세절벽 주변에서 주로 별빛투어를 한다.

날이 좋으면 은하수가 수직으로 서는 남방의 밤하늘을 감상하고 멋진 사진도 건질 수 있다.

취재자가 방문한 여행 마지막 날 밤에는 소나기도 내리고 구름이 오락가락했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간간이 구름이 걷혀 운 좋게 쏟아지는 별빛도 보고 사진도 촬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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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별빛투어[사진/백승렬 기자]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는 마리아나 미식축제

사이판에서는 5월이면 매주 토요일마다 4차례 미식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가라판 시내의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에서 열려 큰 관심을 끌었다.

축제에는 주민 참여가 높다. 마리아나 미식 축제는 사이판의 문화와 먹거리를 선보이는 대표적인 지역 축제 중 하나로, 많은 현지인과 여행객이 참여하여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기로 유명하다.

이 축제에는 30여 개의 현지 주요 식당과 호텔이 참여해 다채로운 북마리아나의 맛을 선보였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구운 요리가 많고 지역 맥주와 현지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 각 부스에서 판매됐다.

행사장 가운데 관광객들이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남쪽 면의 무대를 제외한 동서북쪽면으로 음식점 부스가 설치돼 있다.

무대에서는 마리아나 전통춤을 추는 공연이 계속 이어지는데 전문 무용수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어린아이까지 참여해 함께 어우러진다.

특히 흥미를 끈 것은 1시간 동안 약 9㎏의 음식을 가장 많이 먹으면 1등을 하는 '국제많이먹기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유튜브 먹방채널 구독자 128만의 한국인 먹방 스타 권혁상씨도 참여했는데 5명의 참가자 중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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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마리아나 미식축제, '국제많이먹기대회' [사진/백승렬 기자]



◇강제징용 아픔이 서린 한국인 위령탑

사이판 최북단으로 가면 만세절벽과 자살절벽이 나온다. 두 절벽은 징용으로 끌려온 한국인도 자살을 강요당해 희생된 곳이다.

자살절벽 오른쪽 아래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징용당하여 사이판에서 희생된 한국인들을 추모하는 '태평양 한국인 추념 평화탑'이 있다.

위령탑 상단에 있는 독수리가 한반도를 향하고 있어, 조상들의 넋을 고국으로 모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산 산 넘고 물 물 건너 멀고 먼 땅에 여기에 와서 헤매고 있나 그리워라 그리워라 떠나온 고향 돌아갈까 돌아갈까 옛날 옛집에...'라는 추모 시비가 한국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김홍균 사이판 한국문화원장은 "현재 사이판의 한국인은 70년대 들어온 건설노동자와 80년대 말~90년대 초 봉제공장 투자로 들어와 정착한 사람들로 1천5백여명이며 이들이 사이판과 티니안의 위령탑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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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만세절벽과 자살절벽, '태평양 한국인 추념 평화탑' [사진/백승렬 기자]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srba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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