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상에 미일 해경선 배치해달라"…中 '남중국해 침입시 체포' 시행 앞두고 긴장 고조
중국 해경선과 대치하는 필리핀 어민 |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국이 필리핀을 겨냥해 남중국해에 진입하는 외국인을 구금하는 정책을 곧 시행하기로 하면서 남중국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측이 남중국해에서 해군 군함 활동을 늘리자 필리핀도 자국 어민 보호를 위해 해경선 배치를 강화하고 미국·일본 해경에도 지원을 요청, 양측 대립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최근 서필리핀해(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의 필리핀명)에서 포착된 중국 군함 수가 이전보다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고 필리핀 해군이 밝혔다.
이 해역에서 필리핀 해군에 의해 관측된 중국 해군 함정은 지난달 28일∼지난 3일 1주일 동안 11척으로 집계됐다. 이전 1주일(지난달 21∼27일)간은 5척이었다.
이번에 확인된 11척 중 6척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의 사비나 암초(필리핀명 에스코다 암초)에서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해군 대변인인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준장은 중국 해군이 지난 2∼3일 사비나 암초 일대에서 항공기·공기부양정 등을 동원해 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하는 해당 해역에서 중국이 군사 훈련을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나머지 5척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필리핀명 파가사), 난산섬(중국명 마환다오·필리핀명 라왁)에서 각각 포착됐다.
이 기간 이 해역에서 중국 해경선과 해상 민병대를 포함한 중국 민관 선박은 총 125척이 확인됐다.
중국 해경은 오는 15일부터 자국이 영유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침입하는 외국인을 최장 60일간 구금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중국 측이 이를 앞두고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남중국해 일부 해역에 대해 지난달 1일부터 9월 16일까지 약 넉 달 반 동안 어업 금지 기간(금어기)을 부과, 남중국해에서 대대로 조업해온 필리핀 어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필리핀 어민연합 '파말라카야' 등 어민들은 어선 수십 척으로 원정대를 구성, 대표적인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서 조업을 강행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민관이 합심해 중국의 침입자 구금 정책, 어업 금지 조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필리핀 해경은 미국·일본 해경을 향해 남중국해 공해상에 해경선 배치를 늘려달라고 촉구했다.
로니 길 게이번 필리핀 해경 사령관은 성명을 내고 지난달 31일∼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 기간 미일 해경 측과 만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게이번 사령관은 "필리핀 해경은 우리 필리핀 어민들을 더 안전하게 잘 지키기 위해 (미일 해경 등) 다른 기관들과 공조해서 배를 더 멀리 보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 해경이 서필리핀해에서 필리핀 해경의 주권 수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북태평양 해경 소속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으며, 일본 해경도 필리핀 해경과 인력 교류를 늘릴 것을 제안해왔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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