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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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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라선항에 러 화물선…"석탄밀수 대북제재 위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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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북러 밀착 속에 북한 라선항 석탄 터미널에 코로나19 대유행기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가 운영하는 화물선이 정박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랩스, 센티널-2가 지난 2일 촬영한 라선항 남쪽 3호 부두 위성사진에 화물선 한 척이 포착됐다.

이 부두는 러시아 국영업체 라선콘트랜스가 운영하는 곳이다. 길이 190m, 너비 32m에 달하는 이 화물선은 위치추적을 피하며 입항했다.

NK뉴스는 올해 4월 중순부터 3호 부두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했다며 팬데믹 초기에 중단된 석탄 선적이 재개된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함경북도의 동북쪽 끝에서 동해와 접한 라선항은 겨울에도 얼지 않아 1년 내내 가동할 수 있는 북한과 러시아의 해상무역 거점이다.

라선콘트랜스는 북한과 러시아가 러시아 극동과 북한의 북동부를 철로로 연결한 라진-하산 프로젝트의 일부로 2008년 설립됐다.

이 기업은 2013∼2014년 철로 인프라를 재건하고 터미널을 현대화한 이후 10년 가까이 라선항 3호 부두를 운영해왔다.

연합뉴스

북러 해상무역 요충지 라선항
[세계지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라선콘트랜스는 북한이 석탄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서 면제를 받았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2375호는 라선콘트랜스가 러시아에서 온 석탄을 수출하는 데에만 라선항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번에 위성에 포착된 의문의 화물선을 두고 전문가들은 점점 관계를 강화하는 북한과 러시아가 제재를 피해 밀수를 시도한다고 의심했다.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한 유엔 전문가 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가츠는 최근 위성에 포착된 정황에 대해 수송된 석탄이 러시아에서 온 게 아니라면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 소속 다른 전문가인 닐 워츠는 러시아가 석탄의 출처를 숨기려고 자국산과 북한산을 섞었다면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거들었다.

NK뉴스는 북한이 석탄을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항구로 가져가 다른 배에 옮겨싣는 방식으로 수출하는 등 출처를 세탁해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데 능숙하다고 지적했다.

후루카와는 라선항 3호 부두에서 포착된 화물선이 선박 자동식별장치를 꺼놓고 있다는 점을 불법행위 은폐가 이뤄지는 정황으로 의심했다.

과거에 석탄 환적이 한창일 때 라선항 3호 부두에서는 중국 선박들이 자주 드나들며 석탄을 실어 나른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

점점 활발해지는 북한 라선과 러시아 연해주의 교류
[주북한 러시아대사관 텔레그램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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