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인도국민회의 지지자들이 4일 인도 뉴델리에 있는 당 본부에서 텔레비전으로 개표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뉴델리/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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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순부터 6주간 진행됐던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인민당(BJP)이 단독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초기 개표 결과가 나왔다. 인도인민당이 소속된 여권 국민민주동맹(NDA) 내 소규모 정당 의석까지 합치면 모디 총리가 인도 역사상 2번째로 3연임 고지에 오를 것이 확실하지만, 야권이 예상 밖으로 약진하면서 모디 총리의 지도력이 타격을 받을 조짐이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의 초기 개표 결과를 보면,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인민당은 지역구 62곳에서 승리를 확정 지었고, 178곳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4일 보도했다. 여권 국민민주동맹까지 합해도 290석가량으로 관측됐다. 국민민주동맹은 출구조사 때만 해도 353~401석을 바라보는 압승을 기대했는데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예상치다.
전체 543석인 인도 하원에서 인도인민당이 단독 과반을 얻으려면 필요한 의석수는 272석이다. 현재 추세라면 인도인민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직전 선거인 2019년 인도인민당만으로 303석을, 여권 연합으로는 352석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적표다. 모디 총리가 선거 기간에 제시한 목표치는 여권 연합 400석 달성이었다.
인도인민당이 정부를 꾸리기 위해서는 연정 파트너 정당들에 의존하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엔엔은 “이번 선거는 모디 총리의 집권 10년에 대한 평가투표 격으로 진행됐으나 이런 결과(예상 밖 저조한 의석수)가 유지된다면, 모디 총리의 의제 중 급진적이고 분열을 일으키는 요소에 대해 유권자들이 부분적으로 거부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모디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힌두민족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표심을 모으는 선거 운동을 하면서, 이슬람 등 다른 종교를 향한 증오 발언을 서슴지 않아 비판에 휩싸인 바 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속한 야권 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230여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애초 출구조사(120석) 발표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인도국민회의의 말리카르준 카르게 대표는 이날 개표 초반 기자회견을 열어 “이것은 우리만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이고,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총리 후보로 나섰던 라훌 간디 전 대표도 “야당의 싸움은 인도인민당에 맞선 것이 아니라, 인도인민당 정부가 파괴하려 했던 국가의 헌법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이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크게 고전하자 인도 증시는 이날 6% 가까이 폭락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은 이날 인도 대표 주가지수 니프티50 종가는 21,884.50으로 전날보다 5.93% 하락했고, 또 다른 대표 주가지수 센섹스도 전날보다 5.74% 빠진 72,079.05로 장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4년 만에 닥친 최악의 하락세라며 “인프라와 제조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우려된다”는 투자자 발언도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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