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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삼성 전삼노 충격 내부폭로…"민노총 금속노조와 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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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 파업 선언 와중에 내부 고발 증언

"민노총 금속노조 간부, 전삼노 조합원 활동"

"조합원 부풀리기 위한 근로시간 면제자 조작"

위기론 불거지는데…재계는 '노노 갈등' 우려

전삼노 측, 수차례 연락시도에도 묵묵부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사상 첫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전삼노의 비위를 폭로하는 충격 증언이 나왔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간부가 근로시간 면제자 조작 등 전삼노의 비위를 폭로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재계에서는 삼성 위기론이 불거지는 와중에 노조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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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재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DX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모씨는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 전삼노의 비위 행위를 폭로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등을 통해 확산했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DX노조, 삼성화재,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5개 계열사 노조의 연대체다.

이 지부장은 게시글을 통해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를 통한 근로시간 면제자 조작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의 전삼노 조합원 활동 △집행부의 다중계정 사용 등 전삼노의 3대 의혹을 공개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전삼노는 2020년 노조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조합원 수를 부풀리고, 더 나아가 근로 면제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비노조원인 일반 직원의 사내 계정 정보를 도용해 허위로 조합원을 등록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2년 단협을 통해 전삼노 조합원이 4000명 이상이라는 주장에 따라 1만5000시간 넘는 근로시간 면제를 부여했다. 현재 전삼노에는 위원장, 부위원장 등 총 8명이 풀타임으로 근로시간을 면제받고 있다. 이 지부장은 전삼노 손우목 위원장과 이현국 부위원장이 조합수 조작 사실을 은폐하는 상황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재계에서는 조합원수 부풀리기는 ‘세 과시’ 수준에서 볼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합원수에 비례해 업무를 하지 않고 노조 활동을 하면서 회사에서 급여를 받는 근로시간 면제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전삼노가 공식 상급 단체인 한국노총을 떠나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결탁하고 있다는 물증도 나왔다. 이 지부장이 2022년 당시 이현석 금속노조 전략조직국장이 전삼노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었다며 관련 증빙 자료를 게시한 것이다. 만약 이 지부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삼노의 행보에 금속노조가 초기부터 개입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금속노조는 지난 4월 8~9일 연달아 전삼노의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삼노의 첫 파업 선언 이후 노노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파업 선언 당일 입장문을 통해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등에서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라며 “전삼노 파업 선언에 노노(勞勞) 내부 갈등까지 번지면 장기적인 회사 경쟁력이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는 이에 대한 전삼노 측의 설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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