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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트럼프 지지자들의 좌표찍기…등돌린 옛변호사 가족 신상 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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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유죄평결 직후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재판 관계자들을 상대로 신상털기를 일삼던 지지자들이 핵심 증인의 가족들마저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 '어드밴스 데모크라시'에 따르면 친트럼프 성향의 모 온라인 사이트에 이날 오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부인과 자녀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올라왔다.

이 사이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트럼프 측에 불리한 언행을 하는 인사들의 신상정보를 불특정 다수에 공개하는 이른바 '좌표찍기'가 활발히 이뤄져 온 곳이라고 이 단체는 전했다.

어드밴스 데모크라시의 대니얼 존스 회장은 "신상털기로 유명한 이 사이트로 해당 정보를 공유한 인물은 코언을 '거짓말쟁이 XX', '트럼프를 배신한 자'라고 지칭했다"면서 "코언을 해할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으킨 크고 작은 사건의 뒤처리를 맡는 '해결사'로 활동한 코언은 2016년 대선 직전 이번 입막음 돈 의혹 사건 당사자인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합의금을 건넨 인물이다.

코언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2018년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트럼프 측에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트럼프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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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으로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들어서는 마이클 코언(오른쪽)
[EPA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결국 선거자금법 위반과 의회에서의 위증죄 등으로 3년간 복역한 그는 작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돈과 관련한 회사 기록 조작 혐의로 기소되자 핵심 증인으로 나서 "내가 했던 일은 트럼프의 지시를 받아 그의 이익을 위해 한 것이었다"고 증언했다.

코언은 자신의 가족들이 신상털기 대상이 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리는 사람들이 (재판결과에 대한) 불만을 풀어내기 위해 신상털기라는 어리석은 행동에 의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게 너무나도 슬프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관련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은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심리를 마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4개 혐의 모두를 유죄로 평결했다.

11월 차기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후보로 내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8년 미국 역사상 첫 '중범죄자' 전직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된 것에 분노한 지지자들은 이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보복', '응징' 등 폭력적 언사를 쏟아내 왔다.

심지어 일부 지지자들은 배심원들의 신상을 파악해 보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배심원들의 주소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공유되기도 했다고 NBC는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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