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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게임사 시프트업 등판, 공모주 큰장 선다…홈런보다 안타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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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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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기업공개(IPO) 시장에 모처럼 큰 장이 선다. 신규 상장 기업 10개 이상이 공모주 청약에 나서며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근 시장 과열로 공모주 고평가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주가 우상향 가능성이 큰 알짜 기업을 선별하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회사는 모두 13개다.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인 스팩을 제외한 규모다. 6월 공모주 청약을 받는 기업 수는 올해 들어 월별 기준 가장 많다. 공모주 청약 건수는 앞서 올해 1월 6건에서 2월 5건, 3월 4건, 4월 5건에 머물고 지난달엔 2건으로 급감한 바 있다.



이달 공모주 청약이 부쩍 늘어난 건 코스닥 상장사 파두의 ‘뻥튀기 상장’ 사태로 금융 당국의 증권 신고서 심사가 깐깐해지며 상장 시점이 밀린 기업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클라우드 업체인 이노그리드는 애초 올해 4월 공모주 청약을 받고 5월 초 코스닥 시장 상장 예정이었으나, 증권 신고서를 6차례나 정정하며 청약 일정이 이달 말로 밀렸다. 라이다 센서 제조사인 에스오에스랩도 지난 4월 제출한 증권 신고서를 5차례 정정하며 청약 시기를 이달 중순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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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그리드위즈를 시작으로 월말까지 상장 예정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상장 뒤 주가 상승 여력이 큰 기업을 선별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 제한 폭이 공모가의 최대 400%로 확대되며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르는 이른바 ‘따따블’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기대를 모으는 건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오는 18∼19일 공모주 일반 청약을 진행하는 게임회사 시프트업이다. 시프트업은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등 대표작을 개발하고, 지난 4월 플레이스테이션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를 출시했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4만7천∼6만원으로 이를 적용한 예상 시가총액은 2조8천억∼3조6천억원에 이른다. 2021년 크래프톤 상장 이후 3년여 만에 몸값 수조원대인 ‘대어’ 게임회사가 기업공개 시장에 새로 등판하는 셈이다.



시프트업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686억원, 영업이익은 1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5.2%, 508.1% 늘었다.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은 374억원, 영업이익은 259억원이다. 이달 13일까지 국내·외 기관 투자가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외에 전기차 충전 사업(그리드위즈), 레이저 미용 및 의료기기(라메디텍), 웨어러블 의료기기(씨어스테크놀로지), 전기차 부품(한중엔시에스), 세포 치료제(엑셀세라퓨틱스) 등 다수 업종이 상장을 통한 신규 투자금 조달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로 고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겨레가 앞서 올해 1∼5월 공모주 청약을 받은 22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절반이 넘는 13개(59.1%)는 현재 주가(5월30일 종가 기준)가 공모가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한 예로 지난 1월29일 코스닥에 상장한 포스뱅크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1만8천원) 대비 약 30% 높은 주당 2만3350원까지 올랐으나, 지난달 30일엔 주당 1만210원으로 반 토막 났다. 지난달 코스닥에 입성한 아이씨티케이도 상장 첫날 반짝했던 주가가 연일 내림세를 보이며 공모가(2만원)에 견줘 19% 낮은 주당 1만6200원(5월30일 종가 기준)에 머물고 있다.



공모주 투자 전문가인 박동흠 회계사는 “최근 공모주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며 공모가가 기업의 희망 범위 상단을 웃도는 가격에 결정되고, 상장 첫날 주가가 확 올랐다가 다음날부터는 다시 떨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따따블’ 같은 홈런을 기대하기보다 안타를 치겠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짧게 쥐는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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