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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Editor’s Note] ‘동해 석유’ 국가급 로또?…우린 지금 로또 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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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5배.’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한 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말한 내용입니다. 안 장관은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 시총이 452조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2260조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한국의 지난해 명목 GDP(국내총생산) 2236조3000억원과도 거의 같은 규모입니다. 한국의 한 해 경제활동 가치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실현만 된다면 국가급 로또를 맞은 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표 소식을 접하자 노르웨이가 떠올랐습니다. 노르웨이는 척박한 땅이었는데 1969년 북해 앞바다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하루아침에 자원 부국이 됐지요. 국민소득이 세계 정상급에 오르고 유전개발 잉여금으로 운영하는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은 세계 최대가 됐습니다. 영일만에서도 실제로 석유와 가스가 나온다면 한국은 운명이 바뀔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처럼 잉여금을 연금에 투입하면 고갈 위기에 직면해 있는 국민연금 문제를 상당 폭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 해 석유와 가스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경상수지 흑자도 많이 늘어납니다. 중동의 석유부국 정도는 아니지만, 국가 경제력이 커지고 국민생활이 윤택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석유와 가스가 실제로 나와야 가능한 일입니다. 현재로썬 아무것도 확정적인 것이 없습니다. 지난 50년 이상 한국은 동해를 뒤졌지만 결과는 미흡했습니다. 어제 발표를 너무 비관할 필요도 없지만, 확정적인 것처럼 낙관해서도 안 되겠습니다.

김동호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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